스토브리그때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들이 올시즌 프로야구판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새 둥지에서 뛰게 된 거물급 `이적생 트리오' 진필중, 박재홍(이상 기아), 박경완(SK)과 `자의반 타의반'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김창희, 손 혁(이상 두산), 정성훈,조규제(이상 현대)의 활약이 올 해 전력 판도변화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것.

특히 올 해는 눈에 확 띄는 `대어급' 신인이 없고 팀당 보유한도가 종전 3명에서 2명으로 축소되면서 영향력 감소가 예상되는 외국인선수 중 에이스급 투수나 슬러거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적생들이 더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다.

이적생 돌풍의 선두주자는 기아 투타의 `쌍두마차' 진필중(31)과 박재홍(30).

국내 최고의 소방수로 통하는 진필중은 올해초 메이저리그 도전이 또 한번 좌절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2차례 구원왕(99, 2000년)과 지난 시즌 구원 2위(35세이브포인트)의 관록을 앞세워 기아의 뒷문을 책임진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오르고도 확실한 마무리투수 부재로 플레이오프에서 LG에 2승3패로 무릎을 꿇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던 기아로선 진필중이 한국시리즈 10회 우승(V10) 꿈을 실현시켜줄 구세주같은 존재다.

진필중은 지난 겨울 미국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150㎞에 육박하는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녹슬지 않은 어깨를 과시, 용병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마크 키퍼가 버티는 선발 및 든든한 중간계투진과 함께 8개 구단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했다.

`호타준족' 박재홍도 기아의 V10신화 달성을 거든다.

데뷔 첫 해인 지난 96년 30-30클럽(30홈런, 36도루)에 가입하며 그해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던 박재홍은 기아의 4번 타자로 사실상 낙점받았다.

지난해까지 현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박재홍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홈런 1개 등 36타수 12안타(타율 0.333), 5타점의 매서운 타격실력으로 지난해 거포 부재로 속을 태웠던 김성한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빼어난 투수 리드를 자랑하는 `명포수' 박경완(31)도 올해 첫 포스트시즌 진출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SK 공수에서 맹활약이 기대된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19억원에 SK와 3년 계약한 박경완은 피부질환 치료로 동계훈련에 소홀했지만 이승호, 채병용, 제춘모 등 영건투수들과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조진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다.

이밖에 박재홍 트레이드때 유니폼을 바꿔입은 정성훈은 용병 탐 퀸란의 퇴출로 공백이 된 현대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고, 외야수 김창희와 투수 손 혁, 조규제도 해당 팀에서 백업요원이나 중간계투로 전력에 보탬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