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바야흐로 곡물전쟁 시대에 돌입한 것 같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곡물 평균가격 추이를 보면 2년 전에 비해 밀이 3배, 콩ㆍ옥수수가 2배 이상 급등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올라야 하는데 식량 수입국의 애환 속에서 안타까움이 매우 크다.

세계 곡물값이 올라도 우리 농가의 원가부담만 커지는 현실에다 수입개방의 거친 파고를 넘어야 하는 우리 농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기만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농산물 유통환경 또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나 영세 소농 구조의 우리 농산물 유통은 이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지 못하고 치열한 시장 경쟁 하에서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의 가속화, 외국계 유통업체의 국내시장 진출과 대형 유통 업체의 급성장, 인터넷과 홈쇼핑으로 대별되는 전자상거래의 확산 등으로 인해 기존의 공급자 위주의 유통질서가 무너지고 소비자와 유통업체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유통시장 전면 개방이 올해로 만 12년을 맞았다.
그 이후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국내에 속속 진출하고, 대형 마트(할인점) 등 신업태가 급성장하는 등 국내 유통시장은 급격히 재편됐다. 농산물 유통시장도 상품화 촉진·유통경로 변경 등 성장 통(痛)을 피하지 못했다.

유통시장 개방은 농산물 유통시장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마트들의 농산물 취급 비중이 늘면서 할인점들의 영향력은 도매시장을 넘어 산지 출하단계에까지 미치고 있고, 산지농협과 생산자까지 지배하는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또, 농산물을 미끼상품화 함으로써 농산물 가격을 왜곡시키고, 자체브랜드(PB)를 크게 늘려 생산자브랜드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농산물 원산지에 대한 인식을 희박하게 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홈플러스가 중국산 김치를 판매했듯이 이윤 창출을 위해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산물 직수입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의 사업방식에 대해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현실이다.
이젠 산지에서도 대형유통업체와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발빠르게 파악해 생산을 규모화 하고 품질 등급을 명확히 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 변화하는 유통시장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시기다.

지난 4일 경기농협은 농협중앙회장에게서 농산물유통개혁 대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이 상은 중앙본부에서 지난 1년간 농산물유통개혁의 노력을 종합 평가해 최우수 지역본부에 수여하는 의미가 매우 큰 상이다.
경기농협은 지난해 농산물 유통기반 확충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농가 수취가격제고 등 농산물 유통사업에 최선을 다했으며, 실제로 그 동안 확충해온 유통시설과 생산자 조직화 및 교육 등을 통해 구축된 기반으로 경기미-199Rice 마케팅, 잎맞춤 배·포도의 차별화 마케팅, 햇사레 복숭아의 전국 톱브랜드 육성, 고품질 광역축산물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비선호 부위 소비처 확대 등 마케팅 활동에 역점을 두고 추진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에 힘써 온 결과다.
이번 ‘유통개혁대상’수상을 계기로 경기농협은 협동조합 본연의 목적과 역할에 충실한 ‘농협다운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농협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고품질 안전 농축산물 생산과 유통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나가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며, 우리나라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농업인들의 시름을 해결하는 데 적극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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