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약제로는 고통이나 불쾌한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거나 감소시킬 수는 있어도 질병의 근원을 뿌리 뽑을 수는 없습니다.

증상이란 몸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주인에게 알리는 신호입니다. 자연의 이 신호를 화학약제로써 억지하는 일은 마치 화재 경보기를 끊어 놓아, 불이 나도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꼭 같이 어리석은 일입니다. 되풀이 되면 처음에는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세였던 것이 서서히 심각한 만성병으로 진행되면서 중대한 처지에 빠지게 됩니다.

화학약제는 맹독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물질입니다. 미국에서는 심장병, 암에 이어서 사망 원인의 제3위가 약해사라고합니다. 고통과 불쾌한 증세를 화학약제로 계속 억누르면 독소의 배설이 중간에서 차단되어 자꾸만 쌓여 갑니다. 이것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조직을 계속적으로 침범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심장병이나 암, 또는 뇌졸중이 됩니다.

그런데 화학약제의 해독을 어느 만큼 알면서도 횐설탕에 대해서는 전혀 경계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일본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강 및 영양상담자’인 마쯔다 마미꼬 박사가 몇 년 전에 모국에 들렸다가 전철 안에서 어떤 광고를 보고 너무 놀랐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아주 성실한 인상의 거물배우가 사탕수수를 껴안은 사진을 클로즈업시키고 그 위에 “설탕은 100% 식물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사탕수수는 식물이며 그로부터 짜낸 즙 역시 천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제된 흰설탕은 “100% 식물”이라고 표현할 물질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화학물질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사탕수수에서 나온 것이 흰설탕이니까 100% 식물이라고 하면 겨자씨를 정제해서 뽑아낸 아편(헤로인) 역시 100% 식물이라는 논법이 됩니다.

이와 같은 거짓 선전이 난무하고 대중이 속아 넘어가며 학자와 언론, 정부와 공공기관마저 믿을 수 없는 것이 현대문명의 한 단면입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게 판단하고 옳게 행동하는 것, 그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각자 자기 몫입니다.

흰설탕은 비만, 충치, 잇몸병, 당뇨, 저혈당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면역기능에 손상을 주고, 백혈구 세포의 효율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식품입니다. 만성피로, 에너지 부족, 허약 체질, 격심한 생리통, 조울증, 주의결함증과 다동장애 등 흰설탕이 심신에 끼치는 피해는 상상을 훨씬 넘습니다.
하얗게 정제된 설탕은 뇌의 화학반응에 강렬한 자극을 주고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중독성을 가진 점에서도 각성제와 흡사한 극히 위험한 물질입니다.

캔커피, 콜라, 소다 등의 청량음료를 비롯해 캐첩, 과당요구르트에 흰설탕이 대량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둘 일입니다.

한편, 흰설탕의 해독을 잘 알고 경계하는 것은 좋은데 어떤 분들은 엉뚱하게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당뇨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당은 당뇨병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과일 속의 당분과 흰설탕 속의 당분은 한자로는 다 같이 당(糖)이라는 글자를 쓰지만 전혀 다른 성질의 물질입니다. 영어로는 슈거(sugar)와 프락토스(fructose)라고 해 오해가 덜 일어 납니다.

과일의 천연당은 흰설탕보다 훨씬 복잡한 세포 속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것은 서서히 혈액에 흡수되므로써 혈액 속에 당이 넘치게 하는 일도 없고, 인슈린을 과도하게 소비하거나 그로 인해 췌장을 혹사시키는 일도 없습니다.
과일에는 당대사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고 암, 심장병 예방에 유효한 식이섬유, 항산화물질, 파이토케미칼 등이 풍부한 이상적인 식품입니다.

구석기시대 인류는 야생 과일만 먹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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