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살림 솜씨로 ‘한국의 타샤 튜더’,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라는 별명을 얻은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씨. 지난달 그는 7년 동안 둥지를 틀었던 삼청동 한옥을 떠나 성북동 길상사 앞의 담쟁이 넝쿨이 뒤덮인 집으로 이사했다.

 삼청동 한옥은 입소문을 타고 외국인 손님들까지 찾아올 정도로 운치있는 공간이었다. 새 집에서 그는 또 어떤 마법을 부릴까.
 KBS 1TV ‘수요기획’은 11일 오후 11시 30분 방송되는 ‘효재, 이사 가는 날’ 편에서 이 씨의 이사를 통해 그의 살림 비법을 들여다본다.

 이날 방송은 그가 자신의 손으로 일일이 만지고 빚어서 세상에 하나 뿐인 집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한다.

 삼청동 한옥이 그러했듯이 그의 살림 철학은 본래 집의 모습 위에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 한 달 가까이 밤낮 없이 계속된 마당 꾸미기를 통해 버려진 자투리 공간을 쉼터로, 하늘과 별구경을 하는 장소로, 야외 휴게소로 만들었다.

 그의 이사는 하루 만에 뚝딱 끝나지 않는다.

 끝없이 궁리하고 손을 놀려야 하기 때문에 6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공들인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며 이 과정을 고단함이 아닌 즐거움이라고 여긴다.

 드디어 새로운 집으로 짐이 들어오는 날. 이 씨는 만사를 제쳐놓고 음식부터 만든다.

 커다란 찜통에 소나무와 삼겹살을 넣고 솔향기 솔솔 나는 삼겹살을 만들어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인부들을 챙긴다.

 이 씨는 “이사의 완성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일”이라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손수 음식을 만들어 내고, 남은 음식은 보자기에 싸서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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