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의 가수 예민(본명 김태업·42)이 5집 ‘오퍼스(OPUS)’를 발표했다.

 회화적인 느낌의 5집에는 ‘연리지’, ‘하늘 위의 섬’, ‘빛나호’, ‘해가 지는 풍경’, ‘나의 할머니, 그녀의 첫사랑’ 등의 신곡과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아에이오우’, ‘꽃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마술피리’ 등 기존 노래를 재편곡한 12곡까지 총 17곡의 자작곡이 담겼다.

 이 중 80대의 김영매 할머니가 부른 ‘나의 할머니, 그녀의 첫사랑’은 산골소년 20여 년의 완결을 의미하면서 여전히 음악인으로서 예민이 걸어갈 미래를 암시한다.

 예민은 1986년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했다.

 그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것은 1992년 발표한 2집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이 곡은 동심이 묻어나는 맑은 가사에 서정적 선율이 결합돼 널리 불렸다.

 그러나 팬들의 기대가 높던 1993년 예민은 홀연히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코니시예술대 작곡과에서 우주와 자연, 인간과 음악이라는 근원적인 테마에 눈을 돌렸다.

 예쁘기만 하던 그의 음악에 철학적 무게감이 실린 것. 이후 3집 ‘노스텔지아’, 4집 ‘나의 나무’,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싱글 ‘오퍼스’를 발표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그의 음악을 얘기하면서 분교 음악회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1년 가을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시작된 ‘예민의 분교 음악회’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산골오지, 외딴 섬의 분교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자리. ‘내 노래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분교 음악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분교 음악회의 정신을 이어 꾸준히 ‘작은 음악회’를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 아이들을 대상으로 역사와 음악 교육을 접목한 ‘박물관 음악학교-뮤뮤스쿨(Museum&Music School)’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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