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인천시의회가 반환점을 돌아 남은 2년을 이끌어 갈 새 의장을 선출했다.

시의회 5대 의장으로 선출된 고진섭 의장은 본보 창간 2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최근 새얼아침대화에서의 조명래 교수의 강연을 얘기했다.

고 의장은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규제를 철폐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밀한 규제를 갖췄기 때문이라는 조 교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며 “도시를 아름답게 정밀한 규제를 만드는 것이 바로 시의회의 일”이라고 말했다.

시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두고 시민단체 등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고 의장은 시의회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중한 책임감을 얘기했다.

다음은 고 의장과의 일문일답.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시의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으셨는데 소감과 각오를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의장으로 선출된 것은 저 개인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시의원의 품위와 시의회 의장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 ‘시민을 위한 의회’를 만들자는 동료 의원들의 요구가 모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커다란 책임을 느끼며 선출 과정에서 선전한 다른 의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의회는 지난 17일을 기해 반환점을 돌게 됐는데요. 지난 2년간의 의정 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제5대 1기 시의회는 박창규 전 의장을 중심으로 ‘열린 의회’를 표명하며 시민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애써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부하는 의회, 비전과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봅니다.

그래서 비록 의장이 아니었던 시기였지만 상반기 의정 성과를 전체 의원을 대신해 설명을 좀 하겠습니다. 사실 2006년 7월 제5대 제1기 전반기 의회 개원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의회상 정립을 통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희망찬 미래 인천 건설에 앞장서는 의정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각오를 보였습니다.

개원 전 ‘지방의회운영 및 의정활동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한 기법’을 주제로 한 당선 세미나를 필두로 일곱 차례에 걸친 연찬회를 개최했고, 본회의 질문 및 질의 방법, 행정사무감사 기법 및 감사 시 주요 착안사항 등 의정 활동 운영 전반에 대한 직무교육과 연구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의회 기능의 핵심을 담당하는 입법 및 감시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통해 제148회 임시회 운영에서부터 제166회 제1차 정례회 운영까지 19차례에 걸쳐 회기를 운영해오면서 조례안, 예산안 등 총 515건의 안건을 처리했고, 또 2차례에 걸쳐 시정업무 추진상황 전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총 633건에 대해 시정 및 개선을 요구했으며, 7차례에 걸쳐 총 148명의 의원이 시 본청 및 교육청을 대상으로 총 580건의 시정업무 전반에 대한 문제점 등에 대해 시정질문을 실시했습니다.

-시민생활과 직결된 의정 활동도 적지 않았을텐데요.
▶감히 말하지만 그렇다고 봅니다. 이는 경인고속국도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 공익사업에 대한 토지 등의 양도소득세 감면 건의안, 공항고속국도 통행료 지원조례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불평, 불만사항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270건의 조례안 처리 중 50%에 가까운 133건의 조례안에 대해서는 의원발의로 안건을 제안해 타 시·도와 비교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사무공간 확충을 통한 원활한 의정 활동 업무지원이 가능토록 청사를 증축하고, 2014 아시안게임이 인천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전개, 2014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다만, 집행부가 시행하는 대단위 사업 추진 등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공감대 형성을 위한 열린 의정을 구현하는 데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은 향후 의정 활동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문제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며, 저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의장으로서 이끌어갈 2년간의 의정방향의 주안점은 어떻게 될까요.
▶우선 각 상임위별로 사안에 따라 소위원회를 구성해 현안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임위에서 시 주요 사업에 대해 업무보고를 받는 것과 더불어 소위원회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인천시의 각 사업에 시민에 목소리를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의장께서 생각하는 의회와 시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인천시는 각종 사업들이 시민들 삶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회는 시가 내놓는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대안은 각종 의정 활동 전반에 걸쳐 녹여내야 하는 것이 의회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시는 크고 작은 개발이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교육, 문화, 복지 등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의장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인천시는 전국적으로 봐도 첫 손가락으로 뽑을 만큼 각종 개발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빌딩을 짓는다고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죠. 재래시장에서 좌판을 벌여 살아가도 일 끝나고 마시는 소주 한 잔에 행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 각자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 그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의장께서 생각하는 인천지역 개발의 대안이 있다면 어떠한 방향이 있을까요.
▶개발이라는 것은 건설로 끝나면 안 된다고 봅니다. 도시의 기본은 사람·철학·문화죠. 인구유입정책, 일자리 창출, 출산율 제고 등 보다 큰 틀을 갖고 개발이 진행돼야만 인천이 ‘서울의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탈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쉬고, 어떻게 배울지 등 삶 전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최근 상임위 배정 과정에서의 잡음이나 이번 정례회 과정에서의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 등을 둘러싸고 시의원의 자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의장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제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고 또 동료 의원들에게 부탁하는 부분이 의원들의 품위 유지 부문입니다. 저희 의원들이 많은 부문에서 뛰어나지만 의정에 임하는 기본적인 매너는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부문이나 상대방에게 발언을 유도할 때 등 스피치 공부도 수반돼야죠. 적어도 시 집행부를 상대로 부하 직원 대하듯 윽박지르는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고 봅니다.

-기호일보가 창간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충고나 평소에 생각하던 장단점을 듣고 싶습니다.

▶인천·경기지역, 특히 인천지역에서 기호일보는 지역지로서 지난 20년 동안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항상 칭찬할 부분은 칭찬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짚어내는 모습 잃지 않길 바랍니다. 다만, 이제는 언론도 ‘카운실 프렌들리’의 자세로 의회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고진섭 의장은...
제5대 인천시의회 2기 의장에 선출된 한나라당 고진섭(51·부평구 제2선거구)의원은 지난 2일 시의원 33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의장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과반수인 17표를 얻어 의장으로 뽑혔다.

그는 부평구의회 1, 2, 3대 의원을 거쳐 2002년 제4대 시의회에 입성한 재선 의원이다.

현재 인천문화재단 이사와 인천시체육회 이사, 신성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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