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호 성남시 분당구 수내1동 동장

 우리 지역은 89년 4월 27일 분당 신도시 개발계획에 의해 89년 6월 20일 분당지구개발사업소 이후 91년 9월 17일 분당구청 개청과 함께 계획도시 1호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가 부러워했던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그 유명한 지역이다.

5개의 아파트단지와 롯데백화점과 수내역세권 중심의 상업지역 및 중앙공원과 탄천변으로 조성된 분당의 중심지역으로 각종 편익시설이 완비된 주거와 업무시설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수내역 주변으론 주거형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연구소, 학원 등이 밀집돼 유동인구가 많고 행정 수요가 높은 분당에서도 핵심지역인 수내1동 동장으로 지난 10월 27일자로 보직을 받고 나는 감개무량함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이어 취임을 하고 관내 순찰을 수차 돌면서 나는 내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된 아파트, 아파트단지 입구에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차단 시설, 일등 시민의식을 의심케 하는 구석구석 버려진 쓰레기 등 그간 십수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난날 화려했고 뭇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던 천당 밑에 분당이란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명성 자자했던 분당이 이제는 새로 개발되는 첨단신도시에 밀려 옛 명성이 퇴색돼 간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동장 취임식 때 수내1동을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분당구 수내1동으로 이사 와서 살고 싶은 동네로 만들어 보겠다고 그날 참석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약(公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떤 묘안으로 옛 명성을 되찾고 이사 와서 살아보고 싶은 동네로 만들어 나갈 것인가?
그렇다. 물론 첨단시설과 시스템 모두가 우리 인간에게 편리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한 작금의 세태에 노인세대가 문화적 향수를 해소하면서 건강한 노후를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젊은세대를 포함한 주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것이고 국민 모두가 부러워하는 살기 좋은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수내1동에서는 매월 네 번째 금요일에 노인을 위한 영화사랑방을 운영해 문화 체험기회가 별로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세계 명작 및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를 무료로 정기적으로 상영하고 있다.
노인들에게는 여가선용과 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해 드리고 젊은이들에게는 경로효친사상을 고취해 나가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31일은 취임 후 첫 번째 영화상영이 있는 날이었다.

오후 2시 수내1동 주민자치센터 2층 관람장에는 60여 명의 노인들이 입추의 여지도 없이 ‘맨발의 기봉이’를 보기 위해 참석해 주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떡과 음료로 간식도 준비했다. 간식은 관내 각급 단체에서 매월 돌아가면서 준비를 하고 있단다.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신도시 개발과 입주 당시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세계적 브랜드로 주가가 높아진 분당.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브랜드 가치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지역 실정에 맞는 특수시책을 발굴,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옛 명성 회복은 물론 이제는 ‘천당 위에 분당 조성’이라는 슬로건으로 이사 와서 살고 싶은 동네 건설이라는 취임공약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계획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