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외식을 하려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음식점을 찾았다. 음식점 한 쪽에서 평소 잘 알고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중년의 주인아주머니와 동년배로 보이는 남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실내에 있는 모든 손님이 들을 수 있는 큰 목소리로 경찰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에 경찰관인 나는 저절로 대화의 내용에 집중하게 됐다.

내용인즉 중년의 남자가 음주운전을 하고 귀가하는데 경찰이 음주운전단속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단속지점에 못미쳐 차량을 우측에 세우고 있는데 경찰관이 다가와 검문을 하려 하자 화가 나서 그 경찰관을 폭행했고 그 일로 변호사까지 선임해 벌금을 물었다는 것을 무슨 전쟁무용담처럼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국민의식 수준이며 법질서 준수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음주운전한 것도 모자라 정당한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관을 폭행하고 처벌 받은 것을 반성이나 뉘우침 없이 오히려 다른 이에게 큰소리로 자랑인냥 이야기 하는 현실이 우리의 세태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우리의 법질서 경시풍조는 도가 지나쳐 국민적 경각심이 제고돼야 할 상황이며 정부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법질서 확립을 강조하고, 우리 사회의 낮은 법질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요즘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불경기라고 이야길 하며 먹고 살기 힘들다고 좀더 잘살아 보려구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잘살기를 바라고 있는 우리의 행동은 어떠했는지 되묻고 싶다.
세계화 시대에 법치가 서지 않는 국가에는 어떤 외국기업들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일자리 창출도, 국가경쟁력 강화도 되지 않을 것이다. 법질서가 확립되지 않으면 경제도 좋아지지 않고 그 피해도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점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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