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경주마라톤은 각 주자가 담당 구역을 달리며 중계소에서 다음 주자가 배턴을 받아들고 달리는 경주다.

우리나라의 역전경주마라톤은 역참(驛站)제도에 의해 이뤄졌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역참제도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스포츠에서 물려 받은 게 역전마라톤이다. 1923년 6월 3일 경성일보 주최로 개최된 경인역전경주대회는 한국의 첫 역전경기였다. 18개 중학교 선수가 경성부청 앞~인천 해안의 세관 앞까지의 거리를 6개 구간으로 나눠 l개 팀 6명씩의 선수가 역주했는데, 한강 인도교의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정기적인 경인역전경주대회는 조선체육협회 주최의 대회가 1930년부터 3년간 그리고 마라톤 전성기인 1934년부터 1942년까지는 전조선 육상경기연맹이 이 대회를 주최했다. 이어 시 ·도 대항으로 전국을 종단하는 경부역전경기대회·경호역전경주대회가 대표적인 대회다. 팀 인원, 구간 거리는 일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10명이 한 팀이 되며, 한 명이 달리는 거리도 5∼20km 정도다.
역전마라톤에서는 한 선수만 잘 뛴다고 우승할 수 없다. 팀 구성원들의 화합과 스피드 가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다. 현재 세계 마라톤은 스피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역전마라톤은 구간구간 한 템포 빠른 스피드 위주의 적극적인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에 이 같은 마라톤의 스피드 추세에 딱 맞는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아쉽게도 경기도에는 자체 역전마라톤대회가 전무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제54회 역전경주마라톤에서 경기도가 또 다시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 같은 대회가 도내에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육상이 전국체전에서 17년연속 종목 우승을 차지했어도 마라톤만 항상 뒤지는 성적으로 남겼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경기도역전경주대회를 내년부터 추진해 괄목할 만한 선수를 배출해 마라톤 중흥을 꾀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