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미국 자동차업계의 지엠, 포드, 크라이슬러 빅3가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벼랑 끝에 몰렸다. 사실 자동차의 대중화에 가장 큰 공헌을 한 포드 모델T에서부터 시보레 임팔라, 포드 토러스에 이르기까지 미국차들은 큰 어려움 없이 미국시장을 지배해 왔었다. 최근 토요타 캄리와 혼다 아코드가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브랜드들은 그룹으로서 항상 각 세그먼트의 선두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기는 해도 머지 않아 일본과 유럽, 그리고 한국의 수입 브랜드들에게 그 자리를 내 주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승용차 부문에 있어 미국 업체들은 의지를 상실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업체들이 승용차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느냐 하는 의문마저 일고 있어 얼마 후 미국 브랜드의 승용차는 그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전망이 섣불리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자동차 산업의 이 같은 불황은  이미 예견됐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산업의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기 못한 경영진, 경쟁력 없는 제품 등과 경영자들의 방만한 운영과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임금, 강성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무리한 복지혜택 요구 등 자동차 노조의 수십 년간 최고 수준의 의료보험 혜택을 노린 것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회사를 퇴직해도 빅3로부터 여전히 의료보험이나 연금혜택을 받는 사람이 1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노사간의 합의를 통해 퇴직자 보험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의료비 부담은 회사부담을 압박해 왔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노조는 수년 전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의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을 유지하기 위해 파업을 벌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찌됐든 남의 나라 얘기라고 하기에는 우리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내달 1일부터 GM대우 인천 부평2공장이 한 달간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이제 우리 자동차 산업의 이번 위기로 어떤 파장이 일지,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빅3의 예견된 몰락을 지켜보면서 경영진과 노조, 노사간의 문제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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