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한강 하구에 삭막하게 둘러쳐져 있던 군사용 철책이 40년만에 사라진다. 1968년 무장공비 침투저지를 목적으로 설치된 김포시 운양동~고촌면과 고양시 행주내동~일산대교 북단에 걸친 철책이 2010년에 철거된다. 철책이 제거되는 지역은 2012년에 군사시설 규제가 해소돼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김포시민과 고양시민은 물론이고 모든 수도권 주민들에게 한강에 철책선이 없어졌다는 것 자체가 큰 생활상의 변화다.

군은 철책이 제거되는 구간에는 지상과 수중에 최첨단 과학화 감시장비가 투입돼 경계공백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 한다. 철책이 제거됨에 따라 한강 양안의 활용이 가능해지는 지역에 고양시는 430만 평에 이르는 장항습지보호지역, 행주나루터 복원, 한강변자전거도로, 행주산성 역사박물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포시도 첨단미디어복합단지인 김포시네폴리스, 체육공원, 늪지자연생태체험관 등의 조성계획을 갖고 있다.

한강하류 철책선 제거를 위한 합의각서 협약체결은 2001년부터 시작된 한강철책제거를 위한 군·관 협의의 노력이 8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특히 김포, 고양지역이 관할 군부대와 합의각서세부내용에 합의하고 각서를 체결함에 따라 철책제거사업의 동시추진이 가능해졌다. 경인운하사업, 김포신도시, 고양킨텍스 2단계사업, 한류우드 개발사업 등과 연관해 앞으로 폭발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지역의 도시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세계적인 일류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물길과 뱃길, 나루터가 열리게 된다. 서울의 좋은 여러 가지 인프라와 연결돼 그야말로 한강일대 그리고 수도권 일대가 큰 변화를 맞는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북부는 군사시설보호법 등 수많은 규제로 인해 지역주민의 희생을 강요당했다. 이제 남북 대립의 상징이었던 철책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게 대세다. 군도 기존 안보만을 생각하던 시각에서 이번에 체결된 협약은 군부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조를 통해 튼튼한 국가안보의 바탕위에 주민들에게 경제적, 환경적 혜택을 주는 주민의 시각에서 안보를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군이 관광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적극 협력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정부는 군작전 내지 보안상 피해가 없는 지역의 철책은 과감히 제거하는 용단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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