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진 인류의 질병은 1만5천여종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병에 대한 약 처방도 약 3만 가지에 이르며, 민간요법을 포함한 치료방법은 무려 약 6만 종류를 헤아린다. 질병도 인류역사와 함께 거듭된 변천사를 갖고 있다. 환경이 변하듯이 질병도 따라 변한다.

전세계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하여 두려워하고 있으나 현대인은 과거 14세기에 유행하였던 무서운 천연두나 페스트(일병 흑사병)의 공포를 모르고 살고 있다. 특히 1348년에는 유럽의 인구의 3분의 2가 페스트로 말미암아 250만명이 사망한 전례가 있다. 질병의 역사를 보면 20세기 이전에는 급성 전염병이 창궐하였으며, 20세기 이후에는 에이즈와 암과 만성질환 등 접촉에 의한 질병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예기치 않는 변종 바이러스 질환과 더불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질환들이 약과 의술로 완치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후유증이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에서 제3의학이라 불리우는 대체의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학에서는 교과서적인 의학으로 21세기 질병이 완치될 수 없는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대체의학 연구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함께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에 한국대체의학회가 태동하였으며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오늘날 알려진 대체의학에 의한 요법은 약 60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영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심인성 혹은 심리요법(기공, 요가, 근육이완요법, 명상, 최면, 바이오피드백, 음악, 무용, 미술), 아로마요법(천연식물 향), 약물요법(인삼과 홍삼, 천연식물 추출액), 식이요법(비타민 투여, 미네랄 호르몬, 단식과 생식), 물리요법(온열요법, 냉온욕, 부황, 쑥 찜질, 숯 한증막, 소금 뜸, 좌욕), 생화학요법(벌침, 효소, 동종, 세포), 수기요법(카이로프랙틱, 반사요법, 테이핑, 정골, 롤핑, 지압, 응용 근운동), 전기자기요법(자석, 초장파, 경피신경자극, 음전위, 음이온), 산소요법(고압산소, 오존), 아유르베다(인도정통의 술), 제독요법(장세척과 커피관장, 죽염, 생수, 게르마늄), 면역요법(AHCC, 키토산, 상어연골, 아가리쿠스, 버섯류), 킬레이트 요법, 홍채 진단, 과일 및 야채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외에도 알려지지 않는 다양한 대체요법들이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각 나라마다 특이한 대체요법들이 있을 것이다.
 
대체의학가운데는 이미 그 효용가치나 치료결과가 탁월하여 환자의 경험으로 입증된 요법도 많으나 제대로 규명할 수도 없고 전혀 효과가 없는 요법도 허다하다. 대부분 대체요법은 환자의 입으로 전수되는 과정에서 과신할 수 있으며, 일시적인 효과로 말미암아 모든 질병이 완치될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으로 인하여 더 큰 화를 동반할 위험성도 있다.
 
아직까지 동서양 의학으로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의술이 그리 많지 않다. 물론 항생제나 진통제에 의하여 통증이 멈추며 수술로 인하여 병이 치료될 수 있으나 단시일 내에 만성적인 질환들이 완치되지 않는다. 대부분 질환은 발병기와 안정기, 회복기의 단계를 거치면서 점차적으로 완쾌된다.
 
필자도 25여년 이상을 임상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대체의학을 불신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척추질환으로 고생하면서 카이로프랙틱에 눈을 뜨게 되었다. 수술 요법을 제외한 약과 주사, 물리요법과 침, 수영 등 웬만한 치료를 다 받았다. 그 결과 다양한 대체의학을 접하게 되었으며, 그 가운데 필자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마비성 척추질환 환자들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대체의학에 대하여 매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임상경험이 거듭될수록 위대한 의사였던 윌리엄 오슬러가 말한 “의술은 불확실성의 학문이며, 통계의 예술이다”는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모든 의사는 명의가 될 수 없으며, 명의가 되어서도 안되며, 대체의학도 하나의 요법일 뿐, 모든 환자에게 적용될 수 없는 치료법일 뿐이다.

근래에 가장 두려워하는 암이나 치매, 중풍 등은 새로운 수술요법과 약물치료로 생명은 연장할 수 있어도 아직까지는 완치될 수 없는 병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되기 이전에 앞서 병으로 숱한 질곡을 겪기보다는 질병에 대한 예방적 사고와 노력만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체요법은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

성결대 외래교수 김 영 림

(다음은 `심인성 질환의 있어서 대체요법'. 필자연락처 ☎032-263-2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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