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정부가 건설과 조선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내년초 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으로부터 500억 원 이상을 차입한 건설사 200여 개를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후 5% 가량을 퇴출시킨다는 구체적인 방침까지 알려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주택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건설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해외건설마저 주춤거리는 등 호재는 없고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주택비중이 높은 건설업체의 경우에는 중도금 연체가 늘면서 운영자금조차 모자라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여서 긴장의 정도도 높다. 최근 들어서는 준공을 앞둔 단지를 갖고 있는 업체들도 입주지연에 따른 잔금납부 지연이 속출하면서 갚아야 할 자금과 유입되는 자금 사이의 불일치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없고 실질임금이 줄고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을 기피하면서 주택 구매력까지 떨어져 주택경기 추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도내 대규모 개발사업들도 분양대금을 연체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의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자칫 광교신도시 공동주택용지 분양계약 해지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말 공모에 나섰다가 유찰된 수원 광교신도시 사업 중 비즈니스파크 PF 공모사업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2조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지만 얼마 전 마감된 입찰에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입찰하지 않았다. 연천군은 최근 중대형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고대산 관광개발사업 제안서를 접수했으나 역시 단 한 곳도 제출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이 사업은 공모형 개발사업으로 올해 하반기 사업자 선정을 끝내기로 예정돼 있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이 건설업만은 아니다. 하지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건설업이 무너지면 금융기관, 가계와 직결된 시스템 위기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가려져야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꽉 막힌 자금순환의 물꼬도 트일 수 있다. 따라서 공적자금 투입을 최대한 서둘러 조속히 시장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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