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유입을 막기 위해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AI가 지난 10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라오스, 태국을 거쳐 중국까지 번지면서 벌써부터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자치단체들이 연중 상시방역체계로 전환한 뒤 이번에 비상방역태세에 돌입했다는 것은 아주 시의적절한 조치라 할 수 있겠다. 예전의 사례만 보더라도 AI가 한번 상륙했다 하면 손쓸 틈도 없이 전국을 강타해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겼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축산농가들은 노심초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럴 때 당국이 비상방역체계에 돌입했다는 것은 예방과 철저한 방역만이 최선책인 AI 특성을 감안할 때 분명 평가 받아 마땅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 베트남에서 발생한 AI는 라오스와 태국, 방글라데시를 거쳐 이달 11일과 16일 홍콩과 중국까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도는 31개 시장·군수 정책협의회를 통해 비상방역 추진을 위한 의심축 신고 대비 및 기관별 비상 상황 유지 등을 지시하고 24시간 비상체계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도는 특히 주 1회 이상 전 농가에 대해 AI 임상예찰을 실시하고 방역 상황을 지자체와 함께 파악하며 가축·계란·축분 관련 시설과 운반차량, 재래시장, 철새 도래지 등 취약 대상에 대해 주기적인 소독점검과 집중 관리에 나선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가금류 농장 등을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해 철저한 통제·소독 조치를 실시하고 출입 내역 기록을 관리하며 뼈저린 과거의 교훈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당국의 이러한 노력도 국민 모두의 동참이 없다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축산농가들은 당국의 대책을 적극 실천하고 국민들은 AI발생국 및 철새도래지에 대한 여행 등을 자제해야 한다. 올 4월 초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경우 방역망이 뚫려 경기 평택, 성남 등을 거쳐 서울까지 확산돼 7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보상금만 55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남긴 점만 보더라도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로 인해 여기 저기서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AI가 발병한다면 더 어려워질 것은 불보듯 하다. AI는 철저한 예방만이 최선책인 만큼, 이번 역시 온 국민이 AI예방에 지혜를 모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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