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쿠르나<이라크> AFP=연합뉴스) 이라크 남부 바스라 북쪽 약70㎞ 지점의 알-쿠르나 지역은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 동산'의 전설이 내려오는 지역이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에덴 동산'은 인류의 발상지로 `아담의 나무'로 알려진 유칼립투스는 전세계 기독교인,유대인,이슬람교도인 모두에게 성지 순례의 성스러운 장소였다.

하지만 오늘날 `에덴의 동산'은 동물의 배설물과 깨진 포장용 돌멩이가 거리에 널려져 있고 곳곳에는 총탄 자국이 깊이 새겨졌으며 `아담의 나무'도 말라 비틀어진채 생명을 잃고 서 있는 등 황폐한 황무지로 변모한 상태다.

영어 교사인 카셈 칼리프는 "우리는 한때 이곳을 지구상의 조그만 천국으로 믿었으며 모든 세대가 이 곳이 진정한 에덴 동산이라 배웠다"며 "그러나 지금 이곳은 파괴될대로 파괴돼 존경이나, 인간성, 사랑 어느 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한탄했다.

이곳은 지난 80년대 이란과의 8년 전쟁 후 수 년 간 이란측의 공격을 방어하는 방호막으로 여겨져 무수한 포화에 노출됐고 이후에는 무관심으로 방치돼 건물은 깨지고 `동산' 아래쪽은 도시에서 흘러나온 쓰레기로 오염된 진흙 바닥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지난 91년 걸프전 직후 후세인 대통령이 바스라 주민들이 미.영군을 지지하고 자신에 맞서 민중봉기를 일으킨 데 대한 보복으로 이 지역 습지의 물을 고갈시키면서 에덴 동산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삶도 파괴됐다.

또 한번의 전쟁이 끝나가는 지금, 주민들의 환영 속에 진주한 영국군은 `에덴동산'에 대해 "군복이나 무기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며 "과거에도 그랬어야 하며 이제부터라도 그럴 것"이라며 역사적 유적지에 대한 보존 의사를 밝혔다.

칼리프는 "영국군에게 감사하고 있다"며 "우리 알-쿠르나 주민들은 특별한 장소인 `에덴 동산'이 언젠가 다시 영광을 되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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