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드디어 4일부터 2009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시즌 최대 관심사는 그 동안 현대와 삼성의 양분체제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SK 와이번스의 3연패.
SK는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스포테인먼트’를 추구하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07년과 지난해 각각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올해 SK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현대와 삼성도 넘보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3연패의 금자탑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국시리즈 3연속 우승은 ‘전설의 팀’ 해태 타이거즈(1986~1989, 4년 연속 우승)밖에 없다.
과연 SK가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제패와 함께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해 한국프로야구의 새로운 전설이 될 수 있을지 한국야구대표팀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과 함께 야구팬들의 관심을 야구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이에 올 시즌 SK의 전력을 집중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 2009시즌에도 SK 야구가 통할 것인가?
“지난해에는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우승해 좋은 한 해를 보냈으나 올해는 시작부터 부상으로 선수들이 10명이나 빠져 약간 다르다. 불안과 희망 속에 시즌을 맞이하지만 역시 목표는 우승이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80승 이상을 목표로 1승씩 쌓아가겠다.”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 한국시리즈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겠다고 이같이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강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팀 리빌딩 작업을 해왔다. 이와 동시에 한국시리즈 2연패와 2회 연속 리그 우승도 달성했다.

   
 

지난해 9월 3일 김 감독은 문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해 개인 통산 1천 번째 승리를 이뤘다. 이는 김응룡 삼성라이온즈 사장(1천476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야구의 신’이라 불리며 SK를 우승의 자리에 두 번 연속으로 앉혀 놓은 김 감독을 필두로 한 SK의 2009년 역시 난공불락으로 보인다.

83승 42패(승률 0.659)의 리그 성적으로 지난해 1위를 차지한 SK는 경기당 득점 5.02, 실점 3.66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득점 면에선 두산과 롯데와 별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시즌 총 실점이 461점으로 518점의 롯데, 542점의 두산과 엄청난 차이가 난다.
적은 실점에는 풍부한 SK의 불펜진과 탄탄한 선발진이 한몫했다. 특히 상대팀 관중을 짜증나게 할 만큼 잦은 투수 교체로 ‘벌떼 야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SK만의 색깔이며 적은 실점의 원동력이 된 ‘벌떼 야구’가 올 시즌에도 잘 통할지 아니면 어떻게 바뀔지는 시즌이 시작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SK 야구의 가장 큰 힘은 좌완 투수 자원이다. 좌완 에이스로 우뚝 솟은 김광현(20)을 비롯해 부활한 이승호, 좌완 스페셜리스트인 정우람 등 왼손 투수들이 즐비하다. 2년 전 롯데에서 방출되자마자 영입한 베테랑 가득염,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로 전환한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또 다른 이승호 등.
특히 김광현과 지난해 홀드 1위를 차지한 정우람(25) 등은 올 시즌에도 그 활약이 기대되며, 여기에 외국인 좌완 투수의 니코스키까지 영입하며 탄탄한 좌완 왕국을 구축했다.

탄탄한 투수진과 함께 SK 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선수들의 고른 실력 분포다. 특별한 스타급 플레이어가 없었던 SK는 김 감독 특유의 짜임새 있는 야구를 펼치며 승수를 챙겨 나갔다.
지난해 포수 박경완의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백업 포수 정상호, 2루수 정경배의 부상으로 인한 내야진 공백을 정근우 2루수, 나주환 유격수 체제로 시즌을 무사히 마쳤듯이 올해도 모든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백분 해낼 수 있도록 지난 겨울 독하게 훈련하고 실력을 끌어올렸다.

 

   
 
# 올 시즌 SK에서는 누가 주목을 받을 것인가?
SK 야구가 올 시즌 더한층 새로워질 전망이다. 새 식구들이 줄줄이 1군 전력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을 털어냈거나 군 복무를 마친 선수들과 갖가지 사연 속에 올해 SK로 둥지를 옮긴 선수들, 여기에 부푼 꿈을 안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새내기들이 SK의 신동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우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출전했던 김광현, 이승호, 정대현 등 주축 투수들과 박경완, 정근우, 최정 등 주축 야수들이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올해 김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를 마무리하며 기존에 없던 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중에 가장 주목을 받는 이가 바로 비공식이지만 한때 시속 161㎞짜리 직구를 던지기도 했던 엄정욱(29)이다. 엄정욱은 사실상 4년의 부상 공백을 깨고 1군에서 시즌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스프링캠프 때의 친선경기, 국내 시범경기 등에 출전해 김 감독의 시선을 받으며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또 엄정욱과 함께 SK에 반가운 이름인 제춘모도 중간 계투요원으로 이미 합격점을 받아 출전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FA 이진영을 LG로 보내며 보상선수로 받은 동명이인 이승호(33), 선수 생활 연장을 선택하며 두산을 떠나 SK로 팀을 옮긴 안경현(38), LG에서 방출된 뒤 SK 유니폼을 입은 김용우(30) 등도 올 시즌 부활을 위해 담금질을 끝냈다.

그리고 SK에 2차 1순위로 입단한 사이드암 박현준도 무서운 페이스다. 최고 구속 151㎞를 던지는 등 위력을 뿜더니 연습경기에서 7경기, 10.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신인 투수로 140㎞ 후반대 볼을 던지며 1군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여건욱, 지난 2년간 SK 우승에 힘을 보탠 용병투수의 완전 교체로 영입된 마이크 존슨과 크리스 니코스키 등도 그 활약이 기대된다.

 # SK는 올해도 10번째 선수 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프로야구 스포츠마케팅의 선두 주자로 이름난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에는 기존 시설 마케팅 전략에 감성을 추가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팬들의 발길을 문학야구장으로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는 올 시즌을 공간적·감성적 혁신을 바탕으로 한 ‘야구장으로 소풍가자’라는 테마로 하는 ‘스포테인먼트2.0+’를 발표했다.

   
 
이에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자연친화적인 시설을 제공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1루 2층 출입구를 ‘피크닉 로드’로 꾸민다.

길바닥이 산책로처럼 인조잔디로 꾸며지고, 길 옆에는 선수들과 캐릭터의 모습을 딴 보드가 팬들을 맞는 ‘피크닉 로드’에는 야구장에 들어서면 푸른 잔디를 연상시키는 녹색 톤의 포토존, 푸드코트 등이 조성돼 팬들은 소풍 간 기분으로 식사를 즐기며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프렌들리 존, 패밀리 존, 바비큐 존 등 3개의 프리미엄 존을 새롭게 런칭해 경기장에 입장한 팬들은 다양한 프리미엄 존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오픈형 상품매장인 ‘와이번스숍’을 신설, 팬들이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게 했으며, 테마가 있는 이벤트(토요 불꽃축제, 일요 피크닉 데이 등)를 통해 행복한 주말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신영철 SK 와이번스 사장은 “성적만 좋은 우승 지상주의가 아닌 야구팬들과 함께 하는 SK 와이번스로 먼저 만든 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3년 연속 제패라는 신화 창조를 이룰 수 있도록 선수단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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