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우리 같다.’
일반적으로 더러운 곳을 일컬어 부르는 이 말이 바로 양돈산업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다.

여전히 우리들에게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양돈산업.
하지만 이 양돈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친환경 양돈산업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준벤처돈스의 심민준(24)대표.
파주시 적성면 소재 준벤처돈스 양돈장에서 만난 심 대표에게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들어봤다.

 # “나의 장래희망은 농사꾼이다”
심민준 대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장래희망이 ‘농사꾼’이었다. 꿈꿔 온 기간만큼 양돈산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뜨거웠다.

심 대표는 “아버지가 양돈업을 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것이 돼지였다”며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에게 한국농업대학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고 나의 꿈을 한농대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버지의 양돈업을 도왔다.

심 대표는 “학교 공부는 못했지만 농장에 대해서는 열심히 공부했다”며 “학교 친구들 농장도 많이 가보고 체험농장도 많이 쫓아다녔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심 대표는 자신이 원했던 한국농업대학 식량작물학과에 진학했다.

심 대표는 “이제 양돈산업은 복합영농으로 가야 한다”며 “양돈에 대한 것은 집에서 배우고 학교에서 수도작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돈산업과 함께 수도작. 심 대표는 복합영농과 함께 친환경 양돈산업을 꿈꿨다.

 

   
 
 # “친환경 양돈산업, 들어보셨어요?”
심 대표는 양돈산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환경에 관한 민원을 꼽았다.

“여전히 사람들은 양돈장하면 폐수와 악취를 연상한다”는 심 대표는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양돈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지보다 훨씬 더 많은 부지를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심 대표는 양돈장 운영과 수도작(물을 대어 짓는 농사)을 함께 하고 있다.

심 대표는 “최근 기술이 발달돼 미생물 사료 등 악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은 편이지만 비오는 날이나 습도가 낮은 날이면 여전히 사람들의 민원이 발생한다”며 “결국 양돈장 주변 부지를 구입해 그 부지에 수도작을 하는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심 대표는 양돈장 주변에 매년 2천만 원 어치의 나무를 심고 있다.

“양돈장을 운영하면서 환경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는 심 대표는 “앞으로 주변에 연못 등도 만들어 아이들이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체험농장으로 꾸밀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순환농법과 무항생제 농법 등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친환경농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심 대표는 설명했다.

심 대표는 “친환경농업을 하면 방역도 철저해야 하는 등 확실히 일이 많아진다”며 “하지만 그만큼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어 앞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 “내 손으로 이룬 나만의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
올해부터 심 대표 농장의 돼지는 종자돼지로 등록됐다.

심 대표는 “우리 농장 돼지는 부모님께서 직접 캐나다 농장을 방문해 보름 동안 일하면서 골라온 것”이라며 “그만큼 품질에는 어디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심 대표는 “여기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종자돼지를 생산하는 종돈장이기 때문에 우수한 돼지만 선별해서 길러야 한다는 것이 심 대표의 신념이다.

심 대표는 “지금껏 부모님이 쌓아 오신 농장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품질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돼지는 신경을 쓰면 신경 쓴 만큼 더 이쁘게 잘 큰다”고 했다.

지금까지 부모님이 힘들게 이룬 결과는 부모님이 거두고 자신의 미래는 자신의 힘으로 이루고 싶다고 심 대표는 강조했다.

심 대표는 “준벤처돈스라는 농장 이름을 내가 직접 지었다”며 “내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준에다가 농장도 이제는 기업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벤처를 붙였다”고 말했다.

그만큼 심 대표는 양돈장이 아닌 직원의 복지도 생각하는 기업의 개념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아름다운 농장을 만드는 것, 일하는 사람은 물론, 아이들이 와서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농장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준벤처돈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하는 심민준 대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은 그의 발걸음에서 한국 양돈산업의 빛나는 미래가 보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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