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6월 문화관광부는 인천시 중구 일대를 월미관광특구로 지정했다. 이유는 항구와 공항이 자리잡은 지리적 특성과 상징이 돼 버린 차이나타운까지 역사와 문화유산이 밀집했다는 것이었을 테지만, 실상 이곳은 열악한 환경으로 외면을 받기 일쑤였다. 좁은 도로에 정비되지 않은 안내판, 협소한 주차공간 등 가고는 싶지만 갈 수가 없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문화예술공간.
하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괜찮을 법하다.

인천시와 중구청이 떠나는 시민의 발을 붙잡아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추진해 온 월미관광특구가 곧 그 위용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역사가 살아 숨쉬게 될 월미관광특구의 진면목을 한발 앞서 만나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차이나타운 문화·관광중심지로 자리를 굳히다

   
 

일본과의 강화도조약에 따라 고종 20년(1883) 1월 개항한 인천은 실질적인 국제항구 역할로 근대 서구 문물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이런 연유로 구한말 새로운 문명의 개척지 역할을 해 뭐든지 ‘최초’가 붙는 일화가 많다.

성냥공장, 자장면, 쫄면, 근대 공연장, 서구식 공원, 서양식 주택 등 수없이 많은 원조를 갖고 있는 인천.
그 중에서도 차이나타운이 이제 관광이라는 이름 앞에 새롭게 바뀌고 있다.

◇ 자장면과 인천 한국 근대최초사가 만나다.

▶자장면 박물관=한국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차이나타운에 오는 2010년 ‘자장면 박물관’이 조성된다.

시는 1905년 개업해 국내 자장면의 원조로 알려져 있는 옛 중국음식점 ‘공화춘’ 건물을 박물관으로 꾸밀 예정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은 공화춘 건물은 지상 2층, 연건축면적 846㎡ 규모로 시는 총 3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박물관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박물관에는 개항기 인천에서 노동자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했던 음식으로 전해 내려오는 자장면 탄생의 배경과 당시 모습이 모형으로 재현된다.

또 자장면의 어원과 재료, 영양 등의 소개와 함께 시대별 문화, 대중예술, 생활 전반이 반영된 다양한 모습이 전시되며, 관람객들이 자장면을 직접 만들고 먹어보는 체험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인천 한국 근대최초사 박물관=한국최초사박물관은 100년 전 개항장 인천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 당시 해외에서 들여온 물건 등 개항기 문화유산이 전시될 예정이다.
중구는 지상 2층에 연면적 412㎡의 크기로 지난 1897년 건립된 옛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을 최초사박물관 자리로 낙점했다.
이곳은 최근까지 한국은행 인천지점과 조달청 인천지점, 인천지법 등기소 등으로 활용됐던 곳이다.
오는 9월 건립될 한국최초사박물관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자장면 박물관 등과의 연계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차례에 걸쳐 전시될 유물을 구입한 구는 개관 전까지 지속적으로 유물을 확보해 100여 점의 유물과 자료를 전시할 계획이다.

◇ 차이나타운을 숨통 트이게 할 한중문화원 주차장 건립
차이나타운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5년 4월 건립된 한중문화관은 직접 중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중국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중국문물전시실과 중국문화체험코너, 한국과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있는 도서열람코너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주말 상설공연을 비롯한 한국인을 위한 중국어교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실, 무료 영화 상영 등 다양한 기획으로 차이나타운을 찾는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나타운 및 한중문화관 주변의 주차 문제가 심화되자 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차장 건립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할청인 중구는 총 사업비 87억 원을 들여 지하 2층의 규모로 112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건립 중이다.

지난 2007년부터 진행해 온 이번 사업은 2년간 실시계획 및 보상, 감정평가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오는 9월 준공을 완료할 예정이다.

중구청은 월미관광특구 내 한중문화관과 미술공간을 연계하는 야외문화공간으로 지상층은 중국식 쉼터, 지하층은 주차장으로 조성해 관광 편의 증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천아트플랫폼에 전국의 문화예술인이 모두 모인다

국내·외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작업실이자 전시, 공연, 교육, 커뮤니티 공간이 될 인천아트플랫폼이 문을 연다.

   
 
문화공간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인천에 복합예술공간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지역 예술가들은 물론, 시민들의 기대는 높기만 하다.

오는 9월 말 개관을 앞두고 있는 아트플랫폼은 중구 해안동 일대의 옛 대한통운 창고건물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일본우선주식회사 등 근대 개항기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이곳에는 약 22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창작스튜디오 20실을 비롯해 공방 3개 동, 게스트하우스 9실, 교육공간, 전시실, 다목적 공연장, 커피숍, 아트숍 등 총 13개 동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시는 미술문화공간의 프로그램을 차별화해 창작, 유통, 교류 과정이 순환되는 지역문화를 꿈꾸고 있다.
또 국내·외 예술가들이 상호 간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 및 생산이 이뤄지는 창작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모를 통해 3개월, 6개월, 1년 등의 기간 동안 머물게 될 입주작가를 선정, 작가를 위한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개인작업실뿐만 아니라 공동작업실을 운영, 입주작가의 창작 작업을 지원하고 각종 기획전시와 세미나를 여는 등 그야말로 복합예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아트플랫폼은 국내·외 예술가들의 소통의 공간을 넘어 시민 참여의 역할을 수행한다.

입주작가가 참여하는 시민 대상 프로그램, 작가와 시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주말벼룩시장, 오픈 스튜디오 등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운영프로그램으로 예술의 공공적 성격, 공공시설로서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 숙박 걱정은 이제 그만, 하버파크호텔서 인천 앞바다를 만끽하자

국제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은 하늘길과 바닷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도시임에도 그 동안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오는 8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80일간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은 국내·외 관람객이 대거 찾을 것으로 예상돼 부족한 숙박시설의 해결은 인천의 큰 숙제 중 하나로 여겨졌다.
이에 시는 중구 항동 3가 7천90㎡ 대지에 총 사업비 595억 원을 투입, 총 213실의 숙박시설과 부대시설 등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의 하버파크호텔을 개관했다.

인천공항과 불과 40분 거리에 위치한 이 호텔은 최대 500여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그랜드볼룸(지상 2층)과 회의실, 국제 수준의 비즈니스카페가 마련돼 비즈니스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휴양까지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될 하버파크호텔이지만 여행객들은 이곳의 숙박에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하버파크호텔이 고급화와 합리적 가격이라는 상반되는 두 개의 가치를 서로 배치시키지 않고 함께 추구해 고객의 구미에 맞춘 단계별 숙박시스템을 구현해 놨기 때문이다.

또한 해질녘의 아름다운 일몰이 비쳐지는 하버파크호텔은 아늑하면서도 로맨틱한 경관을 선사한다.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객실을 찾는 이들 또한 생명력 넘치는 가장 인천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월미관광특구를 누비게 될 ‘월미은하레일’

수차례 안전성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던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아주 긴 터널을 통과하듯 이제서야 숨통을 트이게 됐다.

모든 과정상의 오류를 재점검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안현회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그간 언론 및 시의회에서 제기했던 질타에 철저한 검증과 자기반성을 거쳤다”며 “한신공영의 마무리 사업에 일체의 잡음이 없도록 애쓰고 또 애쓰겠다”고 말했다.

월미은하레일은 경인전철 인천역(인천은하역)을 출발해 월미도를 순환하는 6.1㎞ 길이의 국내 최초 관광모노레일이다.

최첨단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RF-CBTC 방식의 무선신호시스템 및 Y가이드레일 등 국내 기술력과 선진 유럽의 성능시험을 통해 그 위용을 갖추게 된다.

월미은하레일은 애초 사업비가 830억 원에서 100억 원 가량 더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안전성에 결함이 발견된 순간부터 총괄 관리책임 기관인 인천교통공사가 내린 판단에 의해서다.

이에 대해 안현회 사장은 “여론의 뭇매도 무서웠지만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은 채 공사를 치르는 것에 더 큰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미은하레일의 최초 시범 운행은 다음 달 초 시험용 차량 2대를 궤도에 진입시켜 실시된다.

이 과정은 총 5회 정도로 진행되는 시범 운행 전체 과정에서 가장 민감하게 추진될 것이라는 게 교통공사 측 설명이다.

공사는 내년 5월께를 월미은하레일의 완공 기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때까지 공사를 맡은 한신공영은 현재 95%를 넘어서고 있는 구간공사를 무리없이 마치는 것과 월미은하레일의 핵심인 차량에 대한 검증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관심이 가는 차량 검증 단계는 상당히 복잡한 수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성능시험에서는 중량측정, 차량한계측정, 곡선통과시험, 차체과속조치 시험 등 100여 가지가 넘는 절차를 거친다.

또한, 미국 어바넛사를 통해 구조적 안전성이 입증되지 못한 가이드레일의 경우 성능 보증과 품질 향상을 위해 서울산업대학교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을 통해 애초 설계보다 8~10배 이상 내구성을 확보키로 했다.

   
 

차량의 제작 및 성능검사를 위해서도 세계적인 전문 인증시험기관인 독일의 TUV, SUD로부터 88개 항목의 차량 제작 검사를 받는다.

여기에 월미은하레일이 제대로 설치·운영되는지를 해당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3개의 각종 위원회의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안현회 사장은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이제 월미은하레일에 남은 마지막 보루”라며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검증이 입증된 후 시민에게 그 면모를 공개, 월미관광특구는 물론 인천의 명물이 될 수 있도록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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