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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초등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고작 196명이 전부다. 학급 수도 9개 학급밖에 되지 않는다.
학생 수와 학급 수가 적다는 것은 그 학교의 규모가 작다는 의미로, 학부모들은 규모가 큰 학교에 비해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염려한다.
규모가 작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규모가 큰 학교들이 가질 수 없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항상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14명의 교사가 대표적이다.
학생 수가 적다는 것은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성격이나 학습 능력, 잠재된 적성, 나아가 가정환경까지 모두 손바닥 보듯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여러 문제요소들을 차단해 학생들이 학습에 전념하고 올바른 자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교육일 것이다.
광덕초는 학군의 특성을 학교 교육에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맞벌이가정의 경우 방과 후 학생들이 부모에게서 교과학습 지도를 받는다거나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적성을 찾고 발전시킨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가정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방과 후 부모가 없는 가정으로 돌아가 무의미하게 방송을 보거나 컴퓨터게임에 몰두하거나, 못된 아이들과 어울려 탈선에 이르기까지 한다.
광덕초교는 이러한 학군의 특성을 파악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고학년 학생 20여 명과 저학년 학생 20여 명이 리모델링된 교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다양한 교육과 취미활동이 가능한 ‘방과 후 종일돌봄교실’과 ‘보육보금자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고학년은 오후 9시까지, 저학년은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방과 후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지적 능력과 창의력, 독립심, 협동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이 실시된다. 담당 교사와의 일대일 맞춤 학습교육은 보너스다.
이와 함께 학교와 근접한 아동보호센터와 연계해 30여 명의 학생들에게 바이올린 교습 등 학원에 버금갈 정도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광덕초교는 또 학생들의 바른 인성과 건전한 정서 함양을 위한 다양한 음악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학교특성화운영학교로 지정·운영되고 있는 사물놀이패와 리코더 합주단, 합창단이 대표적이다.
15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풍물놀이패는 지역사회 연계교육의 일환으로 현재 중앙대학교 국악과의 도움을 받아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전수받고 있다.
그 동안 시립 바우덕이풍물단 단원들을 강사로 초빙해 지도받는 타 학교에 밀려 수상하지 못하고 참가하는 데 의의를 뒀으나 올해는 안성시 청소년 예술제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와 함께 37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리코더 합주단과 57명의 합창단도 주로 연습을 수업 시작 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할 정도의 악조건에도 불구, 안성시교육청이 주관하는 학생예능대회에 참가해 모두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풍물패는 오는 9월 수원시에서 개최되는 경기도 청소년 예술제에, 합주단과 합창단도 오는 9월 열리는 경기도 학생예능경연대회에 시 대표로 참가한다.
광덕초교 학생들은 적게는 1가지에서 많게는 4가지 음악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특색이다. 그만큼 선택과 배움의 기회가 많다는 것으로, 학생들이 폭넓은 음악의 세계에서 다양한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와 함께 아침 등교시간과 점심시간, 기타 시간들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동요를 가르치고 있다. 연 34곡 정도로 매주 한 가지의 동요를 새로 배우게 된다.
동요라는 것이 어린이들의 생활감정이나 심리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으로, 가사나 음정을 외우다 보면 자연스레 건전하고 풍부한 정서가 길러지는 효과가 있다.
음악은 배려와 양보심이 부족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 다투거나 고성을 지르며 분노를 표출하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악기를 함께 연주하고 합창을 연습하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낸 원동력이다.
화단에 사계절 꽃이 피어오르고 아이들이 진한 꽃의 향기를 맡으며 해맑은 소리를 내며 뛰놀 수 있는 천국을 점점 닮아가는 학교.
지난 3월 정연택 교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광덕초교의 교정은 흙바닥의 운동장과 향나무 몇 그루가 심어진 볼품없는 화단이 전부였다. 또한 건물 벽에 칠해진 도색도 빛이 바래 있었고 어지럽게 널린 교육재료들이 복도와 교실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음 직한 꽃과 나무의 이름조차도 생소해 했으며, 관찰활동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 듯 보였다. 몇 그루의 향나무가 전부였던 화단에는 나무들이 심어졌다.
대형 화분과 개화 시기가 다른 다양한 종류의 꽃과 수생식물, 야생화까지 심어져 저마다 간직한 아름다운 색체를 1년 내내 뽐내는 아름다운 화단이 됐다.
교자재가 무질서하게 쌓여 있던 복도는 꽃을 담은 80여 개의 사진액자와 저마다 이름표를 단 100여 개의 화초들이 화본과 화병에 나뉘어 자리를 대신했다.
대형 수목식물들도 이름을 가로 새기고 복도와 현관에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앉았다.
사계절 아름다운 꽃을 보고 진한 꽃의 향기를 맡으며, 밝고 감미로운 음악이 귓가를 간질이는 학교에서 학습하며 뛰노는 아이들의 미래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광덕초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명문 학교다. 군과 정·재계에서 이름을 알리며 국가 방위와 경제 발전을 주도한 위대한 인물들을 다수 배출했다.
광덕초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작은 변화의 물결은 전 세계를 누비며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큰 파도의 태동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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