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화 경기본사
제6대 안양시의회 개원 축하연 자리가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 시의회 1층 로비에서 열렸다. 그곳 출장뷔페의 라운드 테이블에는 술과 떡, 다과 등이 성대히 차려졌다. 여기에 오케스트라의 ‘오! 해피데이’와 ‘희망의 나라로’ 등의 축가도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22명의 안양시의원 당선자와 안양시장, 부시장, 구청장을 비롯해 9명의 실·국장, 전직의장, 국회의원, 도의원, 사회단체장 등 모두 151명이 참석 대상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의석수 비율대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라’며 의장단 투표를 거부한데 이어 축하연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상생과 화합,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분열과 몽니가 빚어낸 반쪽짜리 잔치였다. 참석자들은 맥주잔 가득 술을 부어 건배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건배였을까?
시의원 당선자들은 불과 한달 전 6·2지방선거에서 오직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푼의 예산도 아껴쓰도록 집행부를 견제할 것이니 신성한 한 표를 달라고 호소했는데….
개원 첫날부터 파행이었다. 시의회는 이날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6일 상임위원장 등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야 교섭단체가 원 구성 비율에 합의하지 못해 한나라당 의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13표를 얻은 민주당 권혁록(62·4선)의원이 의장에 당선됐으며, 부의장 선출은 6일로 미뤘다.

9석의 소수당인 한나라당이 원 구성에 필요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4자리와 부위원장 4자리 등 10자리 가운데 의석수를 비례해 4자리를 요구하지만 12석의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더 많은 감투자리를 달라, 못주겠다면서 자리다툼이다.

안양시의회 윤리강령을 보면 시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수행하고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여야는 상생과 화합의 생활정치로 시민의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 올해는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0년이 된 해다. 그런만큼 역지사지하면 된다. 한발짝 비켜서서 성찰하고 반성하면 타협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안양시의회 의장과 안양시장이 모두 민주당인 야당 출신으로 바뀌었다. 4년 전에는 한나라당 출신 의장과 시장이었던 상황하고는 정반대 정치구도다. 시민들이 왜 지방정권의 교체를 원했던 것인지, 시민들이 왜 그들을 선택했는지, 시의원들은 다시금 곰곰히 되집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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