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재래돼지의 일종으로 제주도 지역에서만 산다는 ‘똥돼지’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본래 모 대기업 인사팀에서 낙하산으로 들어온 고위층 자녀를 지칭해 부르던 말인 ‘똥돼지’는 이제 사회의 편법적인 구조를 비꼬는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외교부 특별공채에서 각종 특혜를 받고 합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똥돼지’를 고발하는 글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7급 공채로 들어가 보니 선배들이 동료 절반은 음서제(부모나 조상의 공으로 과거를 치르지 않고 벼슬을 하는 것)를 통해 들어온 거라고 흉을 보곤 했다”며 “기능직 여직원은 100% 인맥으로 들어왔다”고 폭로해 8만5천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외교부에 다니던 아는 여동생이 ‘외교부는 별정직도 누구 조카, 누구 아들 이런 식으로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며 “제가 아는 면사무소 직원도 9급 시험 합격자 명단에 없는데 어찌어찌 들어가 잘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의 폭로 글 아래에는 수백 개의 댓글들이 달리며 자신들이 알고 있는 ‘똥돼지’의 사례들을 나열하고 있다. 인터넷에 나열된 사례들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가리지 않는다. 공기업에 대한 의혹도 빠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공공운수노조는 7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MB정부 특별채용 인사비리 전면 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를 토대로 각종 인사비리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3대 고시 존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방방곡곡에서 꿀꿀거리는 ‘똥돼지’를 바라보는 오리지널 똥돼지는 현재 벌어지는 이 같은 현상이 마냥 즐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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