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릴(Reel) 종합 생산기업, 코릴(KOREEL·3국산업)

   
 

# 세계 최초, 전기굴착기용 릴(Reel)이 탄생하기까지
1991년 국내에선 불모지와도 같았던 릴(Reel) 산업에 승부수를 던진 한 기업은 20년이 지난 지금 국내는 물론, 세계를 주름잡는 종합 릴(Reel) 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처음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IMF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만 해도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웠지만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된 덕분에 이제 연간 매출액 150억 원, 100여 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기대되는 수출 유망기업이 됐다.

릴이라고 하면 보통 낚싯줄을 감는 도구 또는 그런 장치를 뜻하며, 도르래의 원리처럼 얇거나 굵고 탄탄한 줄을 보다 편리하게 감을 때 쓰인다.

코릴(KOREEL·인천시 서구 가좌3동 263-5)은 바로 그 릴의 사용을 산업계 또는 생활 속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A부터 Z까지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그렇다보니 가정에서부터 학교·주유소·소방서·자동차 정비소·항만·공항·병원·건설 현장·극장 등은 물론, 심지어 탄광에서까지 코릴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가정에서 사용하는 ‘청소기’ 안에 코릴의 제품이 장착된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청소기에 달려 있는 전선 줄을 외부에 둘둘 말아 썼지만 현재는 어느 제품 할 것 없이 청소기 내부에 릴이 장착, 손이나 발로 한 번 누르면 ‘스르륵’ 줄이 감기는 편리함을 맛보고 있다.

주유소에서도 코릴의 제품이 빠지면 아쉽다. 기름을 주유할 때도 옆에 세워진 주유장비에서 릴을 빼내는

   
 
것보다 위쪽에 달려 있어 줄을 아래로 당겨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자동차 정비소에선 전기 전선에서부터 자동차 매연을 빼내는 일도 전부 코릴의 제품을 이용해서 하고 있다.

이런가 하면 코릴은 최근 전기충전차 및 전기굴착기용 릴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기충전차에 코릴의 제품이 장착됐으며,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사용되는 전기충전차 릴 시장에서도 코릴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특히 전기굴착기용 릴 출시는 세계 최초의 성과로, 향후 코릴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릴은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전기굴착기를 탄생시켰다. 30t급 전기굴착기(모델명 R300 LC-E)는 기존 디젤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경유가 아닌 전기를 연료로 사용해 디젤굴착기에 비해 유지비를 70%나 절감할 수 있다.

가격은 1억8천만 원으로 디젤굴착기에 비해 30% 가량 비싸지만 보통 30t급 굴착기는 연간 기름값만 1억 원 가까이 드는데 이 굴착기는 전기요금 3천만 원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또 전기모터로 구동하기 때문에 질소산화물(NOx)이나 일산화탄소(CO) 등 유해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소음과 진동도 크게 줄인 친환경 건설장비다.

그러면서도 218마력의 출력과 28.6t의 견인력으로 기존 디젤굴착기 이상의 힘도 갖췄으며, 산업용 전기

   
 
(380∼440V)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구동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전기굴착기의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파워팩(전원공급시스템)’이다. 파워팩은 전기를 케이블을 통해 굴착기로 보내 주는 장치로 전기굴착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코릴이 바로 이 파워팩과 릴이 연결되는 특허 제품을 발명한 곳이다.

# 세계 유일의 릴 종합기업으로 성장하다.

코릴이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제품 하나를 만들기까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경쟁사들과의 품질경쟁 싸움에서 때론 쓰디쓴 패배를 맛봐야 했다.

하지만 종합 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코릴의 끈질긴 노력은 20년이란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며 세계의 모든 전문 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반열에 오르게 했다.

현재 세계적인 전문 릴 기업이라고 하면 항만용 케이블 릴을 생산하는 델라슈(프랑스)과 유통업체 케이블 릴을 만드는 카보텍(이탈리아)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독일·캐나다·일본·미국 등이 각계 단일 품종으로 릴 시장에 승부를 던지고 있다.

반면 코릴은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릴(Reel) 종합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단일 품종만으로 릴 시장을 공략하기엔 향후 펼쳐질 릴 산업의 대변혁 속에서 적재적소의 제품을 조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전기굴착기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양산된 사례만 봐도 단일 품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산업계 전반에서 시시각각 쏟아질 릴에 대한 제품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다품종 소량’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코릴은 이른바 신성장 동력산업인 ‘환경보존(Green)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보존사업의 주요 분야는 의학, 풍력발전, 해양·조선, 전기충전 등으로 코릴은 향후 전개될 릴 산업의 성패가 바로 신성장 동력산업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7천여 기업과 물품 계약을 하며 65%가 넘는 평균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코릴은 현재 전 세계 50여 기업과 수출협약을 치르고 있다.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코릴의 신념은 실용신안 17개, 특허 4개, 디자인 10개 등을 확보하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수많은 분야의 수상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겨 주기도 했다.

코릴의 오늘을 일궈 낸 오현규(53)대표는 “항상 10년 뒤를 생각하면서 지난 20년을 버텨 왔다”며 “그 동안 코릴이 걸어온 길이 날개를 달기 위한 인고의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 그 날개를 펴고 훨훨 나는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 오현규 코릴(KOREEL·3국산업) 대표 인터뷰

   
 

“선진 기술을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통한 종합 릴(Reel)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신념이 현재의 우리 코릴(KOREEL)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현규(53)코릴 대표는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자수성가형 CEO’로 유명하다. 서른세 살의 젊은 패기 하나만을 믿고 맨손으로 시작한 코릴을 전도유망한 수출기업으로 일궈 낸 그의 성공기는 몇 편의 책과 영화로 엮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전남 남원에서 태어난 오 대표는 인문계 고등학교의 문과에서 대학 진학을 꿈꾸는 평범한 문학도였다. 그런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 놓은 일은 19살이 되던 해 대학 입학을 준비하며 시작됐다.

시험 운이 따라주지 않아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부모의 권유로 친척이 있는 전북 이리의 이리공업고등학교 공업기술원에 입학하게 된다.

당시 나이 어린 고등학생들과 나란히 기계제도를 배웠던 그는 때론 창피하기도 하고 마음 맞는 동생들이 적어 기계제도를 할 때 사용하는 ‘T자’를 벗삼아 제도 작업에 푹 빠져 살았다.
지금도 그의 집무실 한편에는 30년 전 당시 사용했던 나무로 된 ‘T자’가 고스란히 진열돼 있다.

이어 군을 제대하고 광주경상전문대(현 광주대)에 진학한 오 대표는 배움에 대한 갈망을 풀고자 일본 유학길을 떠난다. 당시 익혔던 일본어는 지금도 일본 현지 바이어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나눌 정도며, 입소문이 나 지자체 공무원을 상대로 강의를 나가는 수준이다.

일본 유학 이후에도 오 대표는 서울디지털대학교 학사 편입,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등 ‘배움의 길엔 끝이 없다’는 신념으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가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은 그의 나이 서른이 갓 넘었을 무렵이다. 지인의 소개로 입사하게 된 업체에서 ‘릴(Reel)’ 분야 팀장으로 일하면서 익힌 경험을 자신의 일생 목표로 삼겠다는 젊은 포부가 일을 낸 셈이다.

“당시만 해도 패기 하나만 믿고 세상 무서울 것 없이 도전했습니다. 인천 남구 도화동의 작은 단칸방에 아내와 살림을 차리고 부모님이 보태 주시는 여유자금과 그간 모았던 푼돈을 가지고 무작정 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편리하긴 하지만 돈이 많이 드는 전리품’ 수준이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기에 한 번 투자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 편리함을 접하지 못한 업계에선 철저히 외면받았다. 심지어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청소기 안 전기선 장착이 당시엔 밖으로 나와 둘둘 말아서 쓰는 게 정석이었을 정도다.

오 대표는 하루에 30여 업체에 세일즈를 하면 그 중에 1개 정도가 눈길을 줬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그렇게 시련의 계절을 보내며 오 대표는 절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버텨냈다. 그만큼 그는 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IMF 파고를 넘어 10년여가 흐른 지난 2001년부터 오 대표의 확신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릴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더니 정부와 지자체, 각 업체들의 주문량이 봇물처럼 쏟아진 것이다.

코릴 제품에 대한 우수성은 국내보다 세계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기 시작했다.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협력업체 등록 요청이 쇄도하더니 이제 세계적 전문 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오 대표는 ‘코릴’과 ‘3국산업’의 두 가지 회사 표기 사용에 대해서도 내막을 소개했다. 국내가 아닌 제3국으로 수출되는 효자품목이 되라는 뜻과 ‘3M’과 같은 세계적인 제품으로 발돋움하자는 의중이 담겼다는 것.
하지만 그는 장기적으로 코릴로 회사 명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한국의 릴 산업을 주도, 나아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비전이 바로 코릴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단순히 회사의 발전만을 생각하는 기업인이 아니다. 각종 경제직능단체에 적을 두며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신념의 일환으로 28일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오현규 대표는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와 그 일이 맞다는 ‘신념’만 있다면 모든 것을 걸고 매달려야 성공할 수 있다”며 “예전부터 그래왔듯 코릴 역시 릴(Reel) 제품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믿고 세계 제1의 기업이라는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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