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학교교육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에 열에 아홉은 학교교육의 문제점은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해법을 명쾌하게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 프로그램운영을 통해 이 시대 교육의 해법 찾기에 나선 학교가 있다. 인천시 서구 석남동에 위치한 인천가좌여자중학교는 2008년 부임한 류호권 교장을 중심으로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시대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 가고 있어 교육계에 관심이 주목된다.

 # 자기주도적 학습습관 형성

   
 

토요일, 대부분의 중학교가 그렇듯 교실 수업 대신 동아리 활동 등 각종 체험활동이 이뤄지는 날이다.
그런데 인천가좌여중에는 특이한 장면이 눈에 띈다.

동아리 활동이 끝날 무렵 모든 학생들은 플래너에 활동 소감을 작성하며 체험활동을 마무리한다. 이 한 권의 플래너에는 우리 시대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교육문제의 해결책이 담겨 있다. 바로 학습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학생 스스로가 계획하고, 참여하고, 평가·반성하는 과정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래너는 인천가좌여중이 추진하고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습관 형성 프로그램의 결정체다.
2008년 초빙교장으로 부임한 류호권 교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자신감 없는 생활태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성적도 인천 서부지역 중학교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꿈이 부족했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초학습력 부재 등이 원인이었다. 류 교장은 해결책으로 자신감의 회복과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을 위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 결과 2년 지난 2010년 전국학력평가에서 2008년 대비 학력향상률이 서부지역 중학교에서 2위를 할 만큼 놀라운 학력향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꿈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며, 학교교육활동에 큰 신뢰를 보이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단계별로 적절한 프로그램과 환경을 제공해 학습과 학교생활에서 자기주도적인 학생으로 거듭 태어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력 향상을 위해 가좌여중 학생들은 변하고 있다. 꿈을 가진 학생만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내실있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 진로 모색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

가좌여중은 학생에게 맞는 진로 모색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전교생들이 꿈을 찾는 활동시간을

   
 
별도로 갖고, 진로교육활동을 통해 자신이 찾은 꿈을 액자에 담아 교실 뒷면 게시판에 게시한다.
1학년은 선택 교과로 ‘진로와 직업’을 선정해 주 1시간씩 수업을 받고 있다. 일찍 꿈 찾기 방법을 익혀 성장과정에서 변화하는 자신에게 맞춰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가좌여중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는 ‘기둥플래너’를 제작해 전교생에게 배부했다. 기둥플래너는 진로탐색, 각종체험활동,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방과후 교육활동 등의 활동내용을 작성영역과 매일 학습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학습 플래너로 구성됐다.

학교는 학생들이 각종 교육활동 참여와 결과를 기둥플래너에 작성하고 내용을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edupot.go.kr)에 기록하게 했다. 이는 자기주도적 학습전형이라는 대학입학 입시전형에 한 발 앞서 대비하는 효과도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매일매일 자신의 학습 계획을 스스로 세워 실천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학교는 정규 수업 외에도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력과 학습 습관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1교시 수업시작 전에는 자신의 진로와 흥미를 고려한 독서시간이 있다. 매일 읽은 독서량을 기둥플래너에 기록하고, 감상문을 써 에듀팟에 입력한다. 독서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학생들은 언어능력과 사고력 향상을 통해 학습능력 및 인성발달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으로는 오수시간 운영이다. 오후 늦게까지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해 학습 집중도가 낮아지게 마련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5교시 후에 15분간 낮잠시간을 줘 수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가좌여중은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학생이 없는 학교로 변화했으며 학생과 교사들에게 그 효과에 대한 좋은 평을 듣고 있다.

이 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역시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지원 체제를 잘 갖추고 있다. 다양한 교과의 수준별 방과후 수업은 학생 스스로가 취약한 교과를 수준에 맞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사교육비 절감문제 해결하는 방과후 수업체제

   
 

인천가좌여중의 이러한 방과후 수업 체제는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우리 시대 교육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 또 오후 6시 30분부터 대학생 멘토링을 운영해 개인과외 수준으로 학습을 도와주고 있다. 야간 시간대에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사설 독서실 수준보다 더 좋은 시설의 면학실을 지난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면학실에는 인터넷 강의 시설과 휴게실 등이 갖춰 있다.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면학실에는 시험기간이 아닌 때에도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들로 늘 만원이다. 이는 인천가좌여중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에 정착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를 위해 학교는 전자출결 시스템, 야간 귀가지도, 야간 귀가버스운행(2011년 하반기 계획)등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가좌여중은 지(智)·덕(德)·체(體)가 조화를 이루는 학교 특색사업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습관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5기]로 자신감을 길러 기둥이 되자”라는 캐치프래이즈를 정하고 그 하위 영역으로 [5기], 즉 기둥플래너 쓰기. 좋은 책 읽기, 스스로 공부하기, 효&사랑 나누기, 체력 기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특색사업의 핵심은 인성 및 학습에서 자기주도적인 인간형을 기르는 것이다.
효&사랑 나누기는 가좌여중이 효선도학교로 지정·운영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주말을 이용해 주변 소외된 어른들에게 효&사랑 나눔 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가좌여중의 많은 교육활동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주도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내실있게 운영하고 있다.  

#가좌여중 류호권 교장 인터뷰

   
 

인천지역 교육계에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독점하고 있는 류호권 인천가좌여중 교장을 만났다.

1983년 제물포중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2008년 가좌여중에 초빙교장으로 부임한 류 교장은 인천에서 장학사, 교감, 교장 직책을 받을 때마다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만큼 류 교장은 젊고 능력있는 교장이다.

지난 2008년 초빙교장으로 이 학교에 부임한 류호권 교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자신감 없는 생활태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당연히 성적도 가좌여중은 인천서부 관내 중학교 중에서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서구지역은 낙후 지역으로 아이들 학력은 최하위권에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아이들이 소극적이고 집중력이 매우 약해 꿈과 희망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그가 결심한 것은 학생들이 청소년시기에 꿈과 희망을 키워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이들과 꿈액자 만들기를 실시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주문했다고 한다. “너희들 꿈을 교실 한편에 걸어놓고 그것을 보면서 준비하고 계획해라. 그리고 꿈액자와 함께 학업의 중요성을 인지하라.”
류 교장은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에서 꿈을 품고 있는 자신을 계획하는 것이 보여 행복하다”고 했다.

학업의 중요성도 스스로 깨우치게 도움을 줬다.

류 교장은 전문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아 ‘학습클리닉사업’을 실시해 아이들의 학습유형을 파악하고 학습형태에서 갖고 있던 문제점을 발견하게 했다. 아이들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제시한 것.
그는 “아이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전문 클리닉 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이 본인 현실을 깨우치다 보니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클리닉을 받은 지 올해로 3년차.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률이 서부지역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은 집어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잠재되어 있던 것을 끌어 내는 것이다”라며 항상 ‘어떻게 끄집어내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류 교장은 올해 전교과 교과교실제를 운영,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임무라는 것이다.

“20년 넘은 시설이라 현실적으로 전교과 교과교실제에 맞는 여건이 아니다”라며 “교과교실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자연적으로 좋은 교육환경도 만들어 주고싶다”며 학습 상승 방법에 대한 고민을 늘어놨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보는 가좌여중 학생들에 대해 말했다.

“학생들이 지역여건상 연수구보다 경제·문화적으로 소외받는 아이들이 많지만 타 지역보다 심성이 맑고 깨끗한 아이들로 가득하다”는 류 교장은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도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류 교장은 이런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여건을 마련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