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부터 계속되는 장맛비로 인해 관련 업체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14일 수원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도내에 내린 강우량은 1천5㎜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3.5㎜의 2배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장마용품 등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건설 현장 근로자나 노점상 등은 생계에 막대한 차질을 빚는 등 울상을 짓고 있다.

▶대형 마트와 장마용품, 주점 등은 불티나=수원시 권선구 이마트 수원점은 이번 장마로 인해 우산·우비·장화 등 장마철 용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특히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여성들이 장화를 찾아 이미 7월 전에 자체 브랜드 장화는 동나기도 했다.

장안구의 또 다른 대형 마트도 6월 말에서 7월 초 제습기 판매로 재미를 톡톡히 보는 등 작년보다 올해 매출이 2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이들 대형마트는 장마로 인해 장마용품 외에도 식품류 등의 장바구니 제품 판매가 평소보다 다소 늘고 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재래시장을 찾던 소비자들도 장마로 인해 주차장이나 편의시설이 잘 된 대형 마트를 찾아 구매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여기다 서민의 먹을거리인 소주와 막걸리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 등은 불경기에 장마가 고마울 따름이다. 장마가 시작된 후 평소보다 손님이 1.5배 정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로 인해 건설근로자와 노점상, 빙과업체는 울상=빙과업체 등은 계속되는 장마와 궂은 날씨로 울상이다.
건설 분야의 장기 불황에다 장마까지 겹치면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도내 일용직 근로자 등은 긴 장마가 야속할 따름이다.

수원시 우만동 한 인력시장 사무실에는 연일 되풀이되는 장맛비로 일용직 근로자들을 찾아 보기 힘들다. 예전 같으면 매일 오전 5~6시에 북새통을 이뤘던 이곳의 인력시장 사무실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장마로 인해 이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다소나마 기대를 걸고 나온 일부 일용직 근로자들은 기상뉴스를 시청하면서 발발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다.

장마기간 동안 인력사무소를 찾은 인부들에게 ‘희망 없는 새벽’이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아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는 이모(50)씨는 “요즘 일감을 찾지 못하면서 보름째 현장 일을 쉬고 있다”며 “장마가 한없이 밉다”고 했다.

과일 노점상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t 화물트럭으로 과일을 판매하는 노점상들은 이번 장마로 인해 과일 판매가 제대로 안 돼 고민이다. 매일 쏟아지는 장맛비로 인해 주택가를 돌아도 기름만 낭비할 뿐 구매자를 좀처럼 찾기 힘든 실정이다.

빙과업체도 장마로 인해 죽을 맛이다. 여름철 호황을 누려야 할 빙과판매점들은 이 기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무려 20% 이상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다음 주에도 태풍이 몰려 올 것으로 보여 이들의 여름은 한파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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