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비로 야외에서 생계를 꾸리는 일용직 건설근로자와 노점상 등 서민들의 생활이 아사상태에 빠졌다. 계속된 불황에 노점 판매는 물론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6월 장마 때부터 최근까지 거의 매일 비가 쏟아지면서 일을 하지 못한 날이 이어져 생계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22일부터 8월 17일까지 57일간 인천지역에는 10일 중 8일꼴인 45일이나 비가 내렸다.

6월은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렸으며 7월에는 31일 중 21일이, 8월에는 17일까지 15일이나 비가 쏟아졌다.

이렇게 내린 비의 양은 6월 291㎜, 7월 864㎜, 8월 205.9㎜ 등 57일간 1천360.9㎜로 하루 평균 23.9㎜의 비가 내렸다.

이처럼 예년에 경험하지 못한 비가 인천지역에 연일 쏟아지면서 당장 피해를 입게 된 계층은 하루를 열심히 뛰어다녀야 겨우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서민들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해부터 급격히 일감이 줄어든 일용직 건설근로자들은 장마를 포함해 기습폭우까지 가세하면서 두 달 동안 대부분이 손을 놓은 상황이다.

청라지구 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류모(45)씨는 “특별한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겨우 일자리를 구했다 싶었는데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일한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겨우 해가 나 좋지만 그동안 빚으로 생계를 꾸려와 갚을 생각에 답답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A인력사무소 고모(47)소장은 “건설 현장은 비가 오면 사실상 모든 일이 중단되는 관계로 기능공이 아닌 잡역부로 나가는 일용 건설인부들은 일거리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며 “건설인부뿐 아니라 다른 일용근로자들도 비 때문에 절반 이상이 일이 줄었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일하는 노점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남구 학익동 일대에서 트럭을 이용해 과일 장사를 하는 노점상 양모(52)씨는 “비 때문에 손님이 뚝 끊긴데다 과일은 비를 맞으면 상품성이 떨어져 제대로 장사하지 못했다”며 “특히 하루 벌어 생계를 꾸리는 좌판노인들은 생계를 위협받았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나마 18일부터 날이 갰지만 이들은 언제 또 기습폭우가 쏟아질지 몰라 가슴을 졸이고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