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기왕 이렇게 사업승인을 내줄 일을 왜 이리 질질 끌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안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던 건건동 대림주택 조합원이 내뱉은 말이다. 사실 이번 대림주택조합 문제로 그동안 조합원 600여명이 일주일이 넘도록 잠까지 지새며 극렬한 항의농성을 해 왔다. 이 바람에 시청 정문은 전경 버스로 차단했고, 본관은 물론 본관과 종합 민원실을 연결하는 1층과 2층의 쪽문도 봉쇄해야 했다. 그래서 순수하게 일을 보러 시청을 방문한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뿐 아니라 그동안 연인원 수천명에 이르는 경찰과 전경들이 만일에 있을 사태에 대비, 철야 경비근무를 서야 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수많은 경찰과 공무원의 인력을 낭비한 듯한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군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왜냐 하면, 송진섭 시장이 말한 것처럼 사업승인 지연과 반려의 이면에는 행정미숙이 포함돼 있다고 스스로 밝힌 점에서도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1천888가구 8천여명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점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기간의 항의 집회로 안산시내가 한동안 차량흐름이 막혀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한 부분도 우리가 반성할 일이다.
 
외지에서 안산을 처음 와본 사람이 연일 시청 앞에서 집회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시민과 청소년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까 내심 궁금하다. 안산시민의 사이버 공간인 안산시 인터넷 열린 민원은 한달 이상이나 온갖 이 문제로 도배를 했다. 앞으론 이 같은 일이 안산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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