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팬들에게 멋진 레이스를 선보이겠습니다.”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41·독일·메르세데스)가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약 1개월 앞두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해왔다.

 슈마허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사실 지난해 한국에 가기 전에는 그렇게 멋진 경기장과 트랙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한국에서 처음 열린 F1 그랑프리 대회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는 새로운 서킷과 F1을 개최하는 나라들의 친구”라며 “내가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만큼 F1의 인기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슈마허는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F1 황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미국),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전 세계 스포츠 스타 중에서 ‘황제’ 칭호를 얻은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이들 세 명이 현역 선수로 뛸 때 우즈조차도 연간 수입에서는 항상 슈마허 뒷자리로 밀리기 일쑤였다.

 1991년 F1에 데뷔, 7번이나 시즌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91차례의 레이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F1에 관한 기록의 대부분을 슈마허가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때문에 F1 인기가 아직 미미한 국내에서도 슈마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해 F1 그랑프리에서 제바스티안 페텔(24·독일·레드불)이 독주를 거듭하며 새로운 ‘F1 황제’의 탄생을 예고했지만, 슈마허의 명성을 따라잡으려면 한국에서 만큼은 아직 멀었다.

 10월 14일부터 사흘간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펼쳐지는 두 번째 F1 대회를 앞두고 한국 팬들의 시선이 다시 슈마허에게 쏠리고 있다.

 1년 만에 한국을 찾을 예정인 슈마허는 “최근 성적이 괜찮다”며 “이번 한국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슈마허는 지난해 한국 대회에서 4위에 올랐다. 2006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전격적으로 복귀한 슈마허는 그후로는 한국 대회를 포함해 4위를 네 차례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슈마허는 최근 두 차례 레이스에서는 모두 5위에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 대회에서 복귀 후 처음으로 시상대(3위 이상)에 오르는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슈마허는 “내 레이싱 철학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 체커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한국 대회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전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이번 시즌 들어 독주 체제를 굳힌 페텔은 슈마허와 절친한 사이다. 지난해 한국 대회를 앞두고 둘은 슈마허의 자가용 비행기를 함께 타고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페텔은 이르면 오는 25일 싱가포르 대회나 10월 9일의 일본 대회에서, 늦어도 10월 16일의 한국 대회에서 시즌 종합우승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슈마허는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페텔을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우리는 좋은 친구 사이로 그가 어려서 카트를 탈 때부터 지켜봤다”며 “그는 실력 있는 드라이버다. 챔피언이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슈마허는 또 “한국 대회가 열리기를 무척 고대하고 있다”며 “한국의 많은 팬 앞에서 경기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팬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한국 팬들에게 명승부를 보여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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