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준만 수원시 토지정보과 토지정보팀장
  지난달 경기도 문화의전당에서 수원·오산·화성·수원 등 3개 도시 음악인들이 함께하는 매홀음악제가 개최됐다. 10월에는 세 도시의 미술작가들이 출품한 작품이 수원미술관에서 ‘매홀미술제”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또 수원농협에서는 매홀축구단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예술·체육계에서 매홀이란 이름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또 오산시 수청동에는 매홀어린이집, 매홀초등학교와 매홀중학교가 있으며,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에는 매홀예술관이 있고,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는 매홀평생교육관이 있다. 그렇다면 매홀이란 이름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매홀은 수원의 옛 이름이다. 수원에 대한 가장 오래되고 명확한 기록은 삼국사기(三國史記) 권35, 잡지4, 지리2권에서 찾아볼 수 있다. ‘守城郡 本高句麗 買忽郡 景德王 改名 今 水州.’ 이것은 원래 수원은 삼국시대 고구려가 점령하고 있던 시절, 매홀군(買忽郡)라 불렀는데 통일신라 경덕왕 때인 757년에는 모든 땅 이름을 당나라식(두 자씩)으로 고쳐 부르면서 수성군(水城郡으)로 개칭됐다는 뜻이다. 수성군은 고려 건국초인 940년 중국식을 모방해 수주(水州)로 됐고. 현재 이름인 수원으로 된 것은 고려 충선왕 때인 1320년 수원부가 설치되면서부터다.
매홀에서 ‘매’는 ‘물(음차)’을, ‘홀’은 ‘골’을 나타내는 말로 ‘매홀’은 ‘물골’이라는 뜻이다. ‘물골’이어서 그런지 수원 땅 곳곳에는 물과 관련한 땅이름들이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 이렇게 ‘매’자가 들어간 땅이름을 보면 수원시에 매교(梅橋)동, 매산(梅山)로, 매탄(梅灘)동, 매향(梅香)동 등이 있으며, 화성시 서신면에는 매화(梅花)리가 있고 우정면에도 매향(梅香)리가 있다. 물론 현재의 지명에서 쓰이고 있는 매(梅)는 매홀에서의 매(買)와 다르게 쓰였지만 아마도 매화꽃을 뜻하는 매(梅)가 아니라 물을 뜻하는 매(買)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땅이름은 인류의 사회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그 생활의 터전이 되는 곳을 지형·지물을 구분할 필요성 때문에 자연적으로 생겨났다. 그러므로 땅이름은 지구상에 있는 한 지점이나 지역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서 우리 선조의 의식과 생활모습이 소박하게 스며들어 있는 역사성을 지닌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1천300여 년 전에 고구려인들이 쓰던 매홀이란 땅 이름이 아직도 현대인들의 가슴속에 오롯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수원이라는 명칭도 같이 쓰고 있다. 수원대학교와 수원여자대학교(해란캠퍼스), 수원가톨릭대학교는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하고 수원과학대학은 화성시 정남읍에 소재하고 있다. 또 수원신동택지개발사업지구의 경우 아주 적은 면적의 개발사업임에도 수원시 신동과 화성시 반정동 일원이 같은 지구에 포함된다.
요즘 시·군·구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돼 언론에 기사가 매일 오르내리고 있다. 지방행정에 행정구역 통합은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거나 강제로 할 수는 없다. 행정구역은 지역 공동체 의식을 전제로 하며 행정구역을 새로이 설정함에 있어서는 역사적 전통성과 역사성이 중요시돼야 한다.
수원지역이 현재의 3개 시 체계로 행정구역으로 변경된 것은 20년에서 60년에 불과하다. 1945년 8월 15일자로 수원군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되면서 수원군 19개 면 지역이 화성군으로 개칭됐으며 1989년 1월 1일자로 화성군 오산읍이 오산시로 승격되면서 분리됐다. 이처럼 오산과 화성 수원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뿌리다.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세계 도시 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미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끈끈한 동질감을 갖고 있고 역사적, 생활 공간적으로도 같은 뿌리인 수원·화성·오산 3개 시가 하나로 통합해 동질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세 도시가 통합되면 852.12㎢의 면적에 인구가 200만 명, 재정규모가 3조 원에 이르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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