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1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최고의 새누리당 텃밭인 고양시 4개 선거구 판세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권의 대항마로 나선 야권의 예비후보군 면면이 속속 드러나면서 지역 내 국회의원 ‘물갈이’ 기세가 파고를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일산신도시 지역의 중산층과 덕양구도심 보수층의 고정 표심을 바탕으로 ‘수성 새누리당’의 호기도 만만치 않다.

이번 선거에서 율사 출신으로 4선의 관록을 자랑하며 지역주민들의 높은 지지율을 이끌고 있는 일산동구의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과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뒤 지난 제18대 총선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를 제쳐 파란을 일으킨 일산동구 새누리당 백성운 의원이 과연 그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초미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강현석 전 고양시장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서 일산동구에 출사표를 던져 당내 경선과 공천경쟁에 불섶을 던졌다.
또한 야권은 노무현 정부 각료 출신인 이치범 전 환경부 장관이 덕양구을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통합당 당원들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표심을 붙잡고 있고, 진보세력의 수도권 원내 진출을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며 덕양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의 도전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고양시 4개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한 정당별 예비후보군의 면면을 통해 새누리당의 텃밭 수성이냐, 야권의 파란 속에 대지각변동이냐의 판세를 살펴본다.

<고양시 덕양구갑>

이곳은 제16·17대 때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잇따라 당선된 지역으로 야권의 절대 강세지역이었지만 제18대 때는 유 대표가 대구에서 출마하면서 이곳은 진보진영에서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대타로 나섰다. 하지만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한나라당 손범규 현 의원에게 근소한 표차로 석패하면서 새누리당이 고양지역에서 싹쓸이를 하는 분수령을 세웠다.

그럼에도 최근 새누리당의 정치적 악재가 줄줄이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불안한 표심을 떠안고 있다.

이번에 재도전에 나선 심 대표의 와신상담이 만만치 않다. 심 대표는 ‘진보’에 대한 선입견과 거부감을 충분히 뒤집는 친절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표심을 잡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힘겨운 정치상황을 맞은 새누리당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흔들리는 표심에 따른 고민이 여간 아니다. 특히 야권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거구인 만큼 고양지역 4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의 수성이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현재 친이·친박 대결구도로 공천경쟁이 치열한 새누리당에게 후보 선택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요인이다.

   
 

▶새누리당=손범규(46)현 의원은 최근 민방위교육장에서 개최한 의정보고회에서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대다수가 지역 유권자로 그 중 절대적 지지층인 관산동 주민들이 가장 많았고 분위기는 그동안 공들여 온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됐다.
손 의원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절대로 안 될 것’이란 지론을 펴며 폐선된 교외선의 전철화 확정 등 자신의 의정 성과를 부각시키며 조직 정비와 구도심지역의 두터운 보수표심을 겨냥한 잰걸음에 여념이 없다.

친박계 손 의원을 상대로 친이계 신득철(63)전 경기도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친이계 실세 이재오 라인인 신득철 전 경기도의원은 제7대 도의원을 지내는 등 지역에서 오랜 기간 다져온 조직력과 기반세력인 ㈔6·3동지회를 중심으로 지역활동을 강화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제16대부터 제18대 총선까지 민주통합당은 이곳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다. 그 피해의식을 애써 잠재우고 “이번에는 야권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일축한 박준(44)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이 한명숙 당 대표와 정세균 전 대표의 두터운 지지기반을 안고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박 위원장은 “덕양갑에서는 당내 경선은 없을 것이다”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에도 “단일화 과정에서도 내가 뒤질 가능성은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고양시의회 민주통합당 출신 시의원들과 지역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바닥표심을 훓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지난 제18대 총선에서 손범규 현 의원에게 석패한 심상정(53)대표가 나서 어떤 경로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할 전망이다.
그는 “덕양갑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 중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한 뒤, “진보정당 최초로 수도권 후보의 원내 진출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연일 표심잡기에 강행군을 하고 있다.
4년 동안 지역구 구석구석을 돌며 애경사와 각종 행사를 빠짐없이 참석하며 다져온 표심이 과연 표밭으로 보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또한 선거 때마다 특이한 선거운동으로 눈길을 끌었던 송재은(51)씨가 또다시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고양시 덕양을>
덕양을 지역은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출신 김태원 현 의원과 민주당 후보로 나선 최성 현 고양시장과 초접전 끝에 김 의원이 득표율에서 5.8%p 앞서며 승리한 곳으로 현재 여야 5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 중 민주통합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이치범 전 장관을 비롯해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송두영 지역위원장, 중앙당 인터넷소통위원장 문용식 씨 등 지명도 높은 3명의 후보가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고 야권의 공천경쟁이 불꽃 튀는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를 위한 실사단이 최근 덕양갑을 다녀가면서 지역의 동향과 여론을 살펴보고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 이곳에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중앙당의 책임있는 한 관계자는 “덕양을 지역의 경우 3명의 후보 모두 경쟁력있는 훌륭한 후보라 이견이 없는 한 3인 경선 가능성이 크다”며 “덕양갑의 경우 중앙당에서는 연대지역으로 꼽고 있으나 현역 지역위원장이 있어 공천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명도 높은 야당 후보들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곳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이곳이 민주통합당 출신인 최성 현 시장의 텃밭이란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력은 표심을 움직이는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새누리당=김태원(61)현 의원에게 경기도의회 의장 출신인 진종설(57)전 의장이 공천경쟁을 펼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 의장이 최근 일산서구로 예비후보등록을 마쳐 김 의원은 당분간 새누리당 후보로 독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의원은 제18대 국회 의정활동 면에서 국회사무처 선정 4년 연속 국회입법 우수의원, 한나라당이 선정한 2011년도 국정감사 행정안전위원회 최우수 활동의원상 등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지역주민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특히 강매역 존치, 개발제한구역 규제 완화, 행신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 시정을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힘을 보태며 지역주민들에게 파고든 노력의 기치는 비록 이번 선거를 앞두고 등장한 새누리당의 여러 악재들 속에서도 표심을 파고드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适領淪爛� 등 야권=노무현 정부 시절 각료를 지낸 이치범(58)전 환경부 장관과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송두영(49)덕양을 지역위원장, 중앙당 문용식(53)인터넷소통위원장 등이 지난해 12월 중순 일찌감치 연이어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민주통합당은 이들 3명의 후보를 놓고 내부 경선과정과 후보 공천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송 위원장은 ‘덕양을 지역위원장’이라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민주통합당이 최근 한명숙 대표 체제 이후 이번 총선의 공천 원칙으로 ‘완전개방국민경선제’를 내세우고, 참신한 신진 인사를 발굴해 야권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을 천명한 만큼 최종 공천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예비후보군들의 표심 다지기는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치범 전 장관은 2002년부터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지내며 고양과 다져온 인연을 앞세워 표심 다지기에 나선 가운데 전국 최초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출판기념회를 갖는 이색 선거운동을 펼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 위원장은 17년간의 취재 현장 경험을 다룬 ‘현장기자 현장정치’ 출판기념회를 가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장’을 중시하며 부지런히 지역을 누비며 얼굴을 알리는 데 앞서 왔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이면서 IT업계 나우콤 CEO로 총선에 뛰어든 문용식 민주통합당 인터넷소통위원장도 민주통합당 내의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당시 민주당의 당 쇄신 일환으로 외부 영입 인사 1호로 정치와 인연을 맺은 후 꾸준히 지역 행사에 얼굴을 내비치며 표심을 두드렸다.

통합진보당에서는 고양 비정규직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노동당 출신 강명룡(46)예비후보가 역시 진보적 지지층의 지지를 호소하며 당차게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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