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국 인천시 계양구다문화가족·건강가정지원센터장

 지난해 통계청에서 실시한 미혼여성들의 결혼관 조사에 따르면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라는 응답이 46.3%에 이르렀다. 행복순위가 성공적 결혼(15.2%)보다는 건강(32.5%), 경제적 풍요(29.7%), 직업적 성공(17.3%)이 더 우선이 되고 있다. 결혼을 하더라도 가족생활이 대가족에서 핵가족 및 확대가족화 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 변화 중 하나가 맞벌이 가구의 급증이다. 결혼한 가구 중에는 통계청이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경력단절 여성통계(2011년 기준)’에 따르면 결혼한 가구 중 전국의 맞벌이 가구는 총 507만 가구로, 결혼가구 수 1천162만 가구의 4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OECD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가정 내에서는 여전히 남녀의 가사분담율이 남자는 42분, 여자 3시간 27분으로 남성이 1/5 정도밖에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이 직업을 가졌어도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고 살림을 하던 과거와 달리, 경력단절 여성을 포함한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이 취업교육 및 알선 등으로 취업을 하는 등 과거에 비해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여전히 가부장적이며 남성위주의 가정생활과 맞벌이가구임에도 가사·육아·살림 등 가정 내에서의 일들이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되고, 시댁 중심의 결혼문화 등은 여성들에게 점점 더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게 하는지도 모른다.
요즘 화제의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지난주 주간시청률 34.1%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드라마 내용 중 시댁과 친정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로 며느리와 딸이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하는 시댁 중심의 결혼문화를 꼬집는 부분이 나온다. 5월 6일 방송분을 보면 며느리의 친정방문은 싫어하면서 딸의 친정방문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댁문화의 이중성이 나온다. 또한, 어버이날을 기념해 일숙(양정아 분)이 “그럼 오전엔 다같이 꽃 달아 드리고 오후엔 저녁 먹자”고 제안하자 귀남(유준상 분)이 “오전엔 처가집에 가야 하니 저녁에 함께 식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정리하는 부분이 방송됐다. 며느리에게 엄격한 시댁문화에 대해 결혼한 아들이 기존의 결혼문화를 깨뜨리는 역할을 한다. 아마도 작가는 시댁 중심의 결혼문화를 변화시키고자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는 결혼을 통해 새로운 가족관계가 형성된다. 새로운 가족은 결혼한 부부가 잘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부부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결혼해도 초혼 이혼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가정 내에서의 갈등관계가 많이 발생되고 있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가족의 해체에 대해 좀 더 심사숙고할 수 있는 이혼숙려제도가 마련이 된 것처럼 가족의 형성기에 있어서도 예비부부 교육, 신혼기 부부 교육, 아버지 교육 등 다양하고 폭넓은 교육이 일상생활에 밀착되어 적극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15일 가정의 날, 5월 21일 부부의 날 등 많은 부분을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공휴일 및 기념일로 정해 시간적· 물질적으로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가족 사랑의 날을 정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핵가족화되고 확대가족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원 서로 간에 끊임없는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어느 중년 남성과 여성의 이혼조정 중 남성이 “아내가 결혼생활 동안 제대로 아침밥도 안 준다”고 해 이혼을 원하던 분이 계셨다. 요즘 우스개 소리로 ‘간 큰 남자’ 중 한 분이셨다. 아침식사 준비는 아내의 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일로 받아들이고 함께 준비한다면 가정은 더욱 화목해 질 것이다.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은 5월에만 반짝 떠오르는 구호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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