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국 인천시 계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로 ‘돌싱’이라는 단어를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혼이 부끄럽다거나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선택하는 행복추구권의 하나로 인식이 바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가 아닌가 싶다.
근래 들어 이혼이 증가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여성의 교육기회 증가로 사회진출이 활발하게 되어 경제적 자립능력을 갖춤으로써 남성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며, 둘째, 이혼에 대한 태도변화로 불편한 결혼관계에서 오는 갈등에서 벗어나 자기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셋째, 여성에게 불리했던 가족법의 개정, 여성의 가사노동을 인정하는 재산분할청구권제도 정착, 면접교섭권 인정, 양육비 이행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 등 법·제도의 변화이며, 넷째, 집안일 및 양육에 대해 성역할 변화에 따른 남녀 간의 수용의 차이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1년 혼인·이혼통계자료를 보면 이혼건수는 11만4천300건으로 2010년 대비 2.2%(2천600건) 감소됐다. 반면 외국인과의 이혼은 1만1천500건으로 전년보다 400건이나 늘어나는 등 총 이혼건의 10.1%나 된다. 2008년 이혼숙려제 도입 이후 이혼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반면에 50대 이상에서는 이혼이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평균 이혼연령이 남성은 45.4세, 여성은 41.5세로 이혼부부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3.2년이며,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52.6%인 6만100건 정도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혼은 결혼관계에서 생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결혼 당사자들의 협의나 조정, 재판 등을 거쳐 부부관계를 해소하는 것이다. 문제는 부부관계가 소멸된다고 모든 것이 쉽게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 관계는 영구히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자녀의 이모·고모·외할머니·친할머니 등 친인척 관계도 쉽사리 단절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가지 사유로 인해 이혼을 경험한 남녀 모두는 대체로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분노, 우울, 불안, 충동적·반사회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녀 역시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으며, 부모의 이혼과정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다가 이혼 결정 후 통보받는 형태가 많아 자녀의 심리적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녀는 부모의 이혼으로 갑작스레 생활방식이 바뀌게 된다. 특히, 3~6세 자녀의 경우에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자신이 유기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두려워하기도 한다.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자녀의 양육은 이혼 이전의 수준과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이혼 당사자인 부모 쌍방이 자녀에게 책임있는 자세로 경제적·정서적 지원에 대한 노력을 최대한 기울여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도와야 한다.
얼마 전 서울가정법원이 조정 및 재판이혼에서 다툼이 많았던 자녀양육비를 결정하는 근거 및 기준점으로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제정해 공개했다. 기준표에는 주로 자녀 나이 및 부모의 소득, 자녀의 거주 장소 등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예를 들어, 도시에 사는 맞벌이 부모합산 세전소득이 500만 원(남편소득 350만 원, 아내소득 150만 원)인 부부가 이혼 시 12세 자녀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양육비는 ‘양육비 산정기준표’에 따르면 월 118만2천 원으로, 이를 부모 각자의 소득 크기에 따라 배분하면 남편은 118만2천 원의 500분의 350에 해당하는 82만7천400원을, 아내는 35만4천600원을 분담해야 하며, 아내가 자녀를 양육할 경우 남편은 아내에게 82만7천400원을 지급해 줘야 한다.

자녀가 있는 부부가 이혼 시 재산분할과 함께 가장 다툼이 많은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양육비 이행 문제로서 이번에 공개된 서울가정법원 양육비위원회의 양육비 산정기준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아마도 이혼 조정이나 재판시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양육비 지급이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혼 후에는 부부 쌍방이 경제적·정서적·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자녀양육에 대한 부분도 이 중 하나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서로 간 많은 이해가 필요하며,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의 따뜻한 손길은 자녀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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