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일보 창간 2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그동안 경인지역의 중심언론으로서 정론직필과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훌륭하게 수행해 주신 기호일보에 감사드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9일 대권 경선 출마 선언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중에도 본보 창간 24주년을 기념해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지사는 인터뷰를 통해 대권 경선 출마 배경과 대통령상,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의 차이점, 경기도정 수행의 성과와 아쉬운 점 등을 소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와 기회가 강물처럼 넘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2일 새누리당 대권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끌어 오고 대한민국 성공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경제 불황 속에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며,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국정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민주화·산업화 세력이 함께 힘을 합치고 있는 새누리당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재집권해야 한다.

하지만 당은 사당화되고, 총선 승리의 축배가 대선 패배의 독배로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세론에 안주하고 있다. 한 명의 후보가 두드러지다 보니 다른 분들이 참가를 거부하고 경선이 추대식이 되고 런던 올림픽에 묻혀 축제가 돼야 할 경선이 특정 후보 진영의 안방잔치가 될 위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경선에 참여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경선 흥행을 돕고, 새누리당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국회의원 세 번, 도지사 두 번을 역임하게 해 준 당에 보답하고 헌신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양 어깨에 십자가를 짊어지는 심정으로 경선 참여를 결정했다.

-김문수 지사에게 경기도지사란 무엇이며, 대통령의 의미는 무엇인가. 또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나에게 경기도지사는 대한민국의 ¼을 책임지고 모든 분야의 국정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소중한 자리이자, 1천200만 도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국정 운영의 원리를 알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을 국민들과 함께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비전을 세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경북 영천 시골에서 태어나 밥 한 번 실컷 먹는 게 소원이었던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하고 도지사 두 번 했다. 더 이룰 것이 없는 성공한 인생, 더 바랄 게 있다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앞장서서 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꿈꾸는 선진 통일강대국 건설을 앞당기는 데 몸 바쳐 일하는 마지막 봉사를 하는 것이다. 그 봉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대통령직이다. 대통령은 능력·도덕성·인품 등 많은 요소가 필요한 자리지만 무엇보다 공익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퍼블릭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 자리다. 권력을 사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어서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가 있다.

-경선 출마 발표 당시 국회의원과 단체장의 역할을 비교하며 단체장 출신이 대통령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비교한다면.
▶국회의원은 300명이고 주요 임무가 견제와 감시다. 반면 단체장은 독임제다. 결정하는 과정이 어렵지, 결정을 하고 나면 온전히 자신의 책임 하에 일을 수행한다. 책임도 본인이 진다. 광역자치단체장, 특히 경기도지사의 경우는 경제·통일·외교·국방·안보·사회·문화 등 전 분야의 일을 다 경험한다. 대한민국을 축소판으로 운영해 보는 자리다. 어떤 자리가 대통령 훈련과 준비에 더 적합하겠는가.
미국에서는 많은 주지사 출신이 대통령이 됐다. 레이건·클린턴·부시 모두 주지사 출신이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한 사람이 전체 국정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민들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훈련된 사람, 경험있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경험과 경륜을 더 큰 봉사에 쓸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돼야 시행착오 없는 준비된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다.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펼친 도정의 성과와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기다리는 행정이 아니라 찾아가는 행정, 119처럼 즉시 출동해 민원인의 입장에서 신속히 모든 것을 해결해 드리는 행정은 과거에는 전혀 없었던 것이다. 도민들도 행정에 대해 신뢰를 갖기 시작하고 도정에 자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든 것도 큰 수확이다. ‘청렴영생 부패즉사’의 모토 아래 감사원 출신 감사관을 모셔 각종 이권 개입을 철저히 차단한 결과 취임 초 청렴도 최하위권이었던 경기도가 작년에 청렴 3관왕을 달성했다.

아직까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착공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다. 경기·인천지역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데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다. 한시라도 빨리 착공돼 더 이상 경인지역 주민들이 지옥철과 콩나물 버스에서 시달리지 않도록 해 드리고 싶다.

   
 
-권력 남용과 친·인척 비리가 끊이지 않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정치 개혁과 지방자치로 민주화를 완성할 깨끗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천 방안은.
▶권력이 집중되면 필연적으로 부패한다. 단 하나의 권력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하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또 집권하면 그동안 들어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또 다른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권력이 청와대·국회·법원으로 적절히 분산되고 행정권력도 총리와 장관에게 많은 것을 위임하면 권력 획득 비용과 권력 유지 비용이 현저히 줄어든다. 분산된 권력, 견제와 균형, 이것이 민주주의의 핵심 아닌가.
집권하면 청와대 수석제를 폐지해 장관에게 많은 권한 넘겨주고 책임총리제도 실질적으로 도입해 내각에 내치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겠다. 대통령은 외교·국방·안보·미래 전략 등 큰 틀의 국가적 사안에만 전념하면 된다. 친·인척과 측근은 상설 형태의 비리수사처를 만들어 철저히 감시해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

-새누리당 당내 경선이 박근혜 전 위원장 추대대회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흥행용 또는 차차기를 노린 정치셈법이란 시각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경쟁의 목적은 언제나 1등을 하는 것이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일도 모르는 한국 정치에서 5년 뒤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5년 뒤엔 이번에 나온 후보들 중 태반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차차기론은 의미가 없다.

-총 5명의 후보가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다. 현재 김문수 지사의 예상 순위와 박 전 위원장에 맞설 수 있는 장점 및 보완점은.
▶객관적 판세로서는 어렵지만,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박 후보는 청와대에서 살았고 나는 시골에서 살았다. 박 후보가 보고서만 보고 세상을 알고 배웠다면, 나는 현장에서 피와 땀과 눈물로 세상을 배웠다. 박 후보는 120명 국회의원을 이끈 대표였지만 나는 1천250만 도민의 살림을 돌본 도지사였다. 누가 국정 운영의 적임자인지, 누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사람인지 당원과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최근 경기도가 신청한 내년도 국비의 가운데 도 주요 사업비가 상당수 삭감돼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른 대처 방안은.
▶유럽발 경제위기가 수출 주도의 우리 경제 전망을 어렵게 하면서 정부가 긴축예산을 편성하는 것 같다. 그래도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사업,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한 사업은 우선순위 맨 앞에 놓아야 한다. 또 이번 대선 출마로 인해 중앙에서 경기도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필요성을 설득하고 국회에서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경선 참여 발표 당시 경기도가 응집력이 부족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도민에게 한말씀.
▶경인지역은 1천 년 동안 한반도의 중심이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과 기적의 역사, 대한민국 발전의 시발점이었다. 나라 경제가 어렵고, 안보가 위태로운 현 시점에서 경인지역이 다시 한 번 분발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동안 경기도지사로서 대한민국의 축소판인 경기도를 이끌며 국정 운영에 필요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수십 년 동안 노동운동을 통해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기도 했다. 좌우를 겪고 노사를 이해하고 빈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갖췄다.

분열된 국론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서민이 더 행복해지고, 안보가 더 든든해지고, 경제가 굳건한 나라, 모두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되고 싶은 것이 될 수 있는, 자유와 기회가 강물처럼 넘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대한민국이 선진 통일강대국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경인지역 주민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