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심상치 않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줄고, 4년간 끌어온 조종사 노동조합(이하 노조)과 ‘단체협상 잠정합의(안)’는 조합원 투표로 부결(68.4%)되면서 안팎으로 시끄럽다.
여기에 사측이 단체협상을 거부하고 조합원 개개인에게 개별 계약 체결을 시도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부결에 따른 지도부 재신임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키로 해 항공운행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 침체에 국내 최대 항공사의 쟁의행위까지, 항공산업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27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회사가 요구한 3개의 워크롤(연 1천50시간/국내선 5회 이착륙/2C1F편조 12시간 30분) 개정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행했다.
하지만 총 1천33명(86.3%)이 투표해 찬성 322명(31.2%)·반대 707명(68.4%)·무효 4명(0.4%)으로 ‘2009년 단체협상 잠정합의(안)’가 부결됐다. 12년 노조 역사상 처음 발생한 일로 4년간 끌어온 잠정합의안이 표류했다.
이에 따라 노조 집행부는 사측에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재협상이 아닌 ‘근로조건 개별 계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노조는 단체협상에 대한 부결 책임을 묻기 위해 임시총회를 소집, 지도부 재신임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4년간 끌어온 단협이 쟁의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국내 최대 항공사의 운행 차질이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항공산업이 더욱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개별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동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단협을 4년째 끌어오다 보니까 회사로는 빨리 결론을 내야 하는 측면이 있어 이 같은 조치를 하고 있으며,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보고 재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는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파업은 되지 않게 돼 있어 운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96억 원(79.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2천920억 원 흑자에서 2천22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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