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는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친 인하로 현재의 콜금리(3.75%)가 충분히 낮아진 데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고 우리 경제의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3일 “최근 미국 경제지표에서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며 6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보듯이 우리 경제도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제주에서 열린 기업 최고경영자 하계 세미나에서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렸고 정부도 5조원대의 추경 집행과 함께 세제를 개선하는 등 전방위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어 늦어도 4·4분기부터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가 경기 회복 시기를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설사 바닥 국면이 3·4분기까지 이어져도 4·4분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우려가 없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금리 인하와 동결 예상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던 지난달 금통위 직전과는 달리 일부 금통위원은 지난주 휴가를 가는 등 한은 분위기도 상당히 이완된 느낌이다.

민간경제연구소들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들어 이달에는 콜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금리 자체가 현재 매우 낮은 상태인 데다 경기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면 모르지만 미국 경제 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고 국내 경제지표 역시 더 악화되는 모습이 아닌 만큼 콜금리를 추가 인하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와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는 없지만 카드 연체율이 떨어지고 특소세 인하로 구매력이 다소 살아날 가능성이 있으며 경기 회복 기대감에 증시도 호조를 보이는 등 꽁꽁 얼어 붙었던 경제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조용수 연구위원은 “6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생산이 좀 증가하고 선행지수도 약간 반등했지만 경기 바닥은 3·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고 “하지만 4·4분기 이후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의 경기 파급 효과는 3∼6개월의 시차가 있는 만큼 5월의 금리인하 효과가 3·4분기 후반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이것이 정부의 추경 집행과 특소세 인하, 7월의 금리 인하 효과와 겹치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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