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도 인천시아동복지협회장

 6·25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헤매는 전쟁고아들이 한 명 두 명씩 모여들어 적게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넘는 아동들이 함께 생활하며 그들을 하루 세끼를 걱정하며 부모 역할과 가족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 ‘고아원’이었다. 당시는 전쟁으로 하루 세 끼니도 어려운 시절 정부의 도움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고아원장과 선생들은 구걸하다시피 끼니를 해결하고 시장의 배추쓰레기를 주어다 국을 끓여 먹여야 했고 미군부대의 일명 ‘꿀꿀이죽’을 얻어다 먹여야 했다. 물론 휴전 후 미군의 도움과 미국을 비롯한 많은 단체와 교계의 도움으로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원조를 받는 수혜국이었다. 지금의 복지제도가 마련되고 예산이 만들어진 것이 불과 4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지금은 세계 유일의 수혜국이 원조국이 된 나라 대한민국. 이런 과정 속에서 수많은 고아들을 양육해 온 아동복지시설인 ‘보육원’은 전쟁고아가 아닌 부모의 버림을 통한 마음의 아픔을 간직한 아동들을 양육하는 시설로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하루 세 끼니 걱정을 했고 그것만 해결돼도 아동들은 나름 꿈을 키우며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정부의 지원은 적지만 굶지는 않는 형편이나 가정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받은 심리·정서적인 문제나 심한 경우 부모의 방임(방치)·학대·유기(버림)등으로 대부분의 시설에 입소한 아동들은 발달장애를 갖고 들어온다. 그래서 학교에서 또래들과 친구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학업성취도가 낮고 생활적응력이 떨어져 일반가정의 아동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성장할수록 뒤떨어진다. 그리고 성장과장에서 적절한 심리치료나 상담 또는 인성과 자립에 필요한 기술 등의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사회적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아동들의 심리·정서적 치료 차원에서 보육원에서는 예체능활동·심리치료·상담·정서함양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년 전부터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모든 보육원에서 자립능력 향상을 위한 ‘래디 액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아동양육시설인 보육원에서는 아동들의 심리적·정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장애를 해소하고 올바르고 건전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노력과 여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학습에 장애가 있고 정서적으로 문제를 안고 입소 초기에는 여러 문제를 보이고 학교와 사회에 부적응적인 아동들이 여러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점차 안정되고 아동들이 갖고 있는 재능이 개발되어 기술을 습득하고 학업에 열중하게 되어 대학에 진학하고 기술직으로 취직도 하고 예체능의 재능을 통해 특기를 살려 점차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나라 요보호아동(수급권자)은 4세 미만은 입양 또는 가정위탁에 맡겨지고 4세 이상은 가정위탁, 그룹홈, 시설보호(보육원)에 맡겨진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많은 아동들이 국가의 대리양육 시스템에서 자신의 꿈과 재능 키워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주길 바란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많은 복지 분야와 보호 대상자가 있더라도 부모의 보호와 양육을 잘 받지 못해 발달이 늦거나 심리·정서적으로 장애를 입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했으면 한다. 한참 꿈과 재능을 키워 사회에 기여할 아동들이 부모에게 짓밟히고 버림받고 국가로부터도 소외 당한다면 그 책임은 바로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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