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는 것이 말하기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보았을 때 ‘잘 전달되는’ 과정에 중요한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목소리에 관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의 목소리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밝고 경쾌한 목소리도 있을 것이고, 탁하고 어두운 소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제대로 발성되지 못해 답답하게 들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면 여러분은 어떤 목소리를 들었을 때 가장 전달력이 뛰어나고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좋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공명이 잘 된 밝고 맑은 음성이 가장 듣기 좋고 상대적으로 전달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공명이 잘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말 그대로 울림이 좋다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야구를 흔히 투수놀음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내는 목소리는 결국 ‘호흡놀음’입니다. 제대로 훈련된 호흡이 성대를 타고 나오면서 몸의 어느 부분을 울리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발성이 머리를 통해 이루어지면 두성이 되는 것이고, 가슴을 주로 쓴다면 흉성, 코를 통해 나온다면 비성이 되는 것입니다.
자, 이런 이야기는 사실 지면을 통해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훈련을 통해 각자가 가진 목소리 자체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지만, 일단 목소리의 톤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스피치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여기 예문이 있습니다.
여 :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남 : “나도 사랑해.”   
글로만 보면 같은 문장입니다만 남자의 말 “나도 사랑해.”는 어떤 태도로 말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로 사랑에 빠진 연인 혹은 부부로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두 번째는 여성은 남성을 사랑하지만 남자는 심드렁하게 마지못해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참 재미있지요?

지난 시간에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의사 소통 때 말은 약 30%만의 정보를 전달하고 나머지 70% 가량은 비언어적 요소가 전달합니다. 즉, 말의 내용보다 몸짓이나 태도 같은, 말 이외의 요소들이 뜻을 전달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의 예를 보더라도 여성의 말에 남성이 어떤 태도와 표정으로 답변을 했느냐에 따라 둘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또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부부의 대화입니다.

남편 : “여보! 오늘 저녁에 회사 동료들을 좀 데리고 올 거예요. 저녁식사 좀 준비해 줘요.”
아내 : “알았어요.”
독자 여러분! 아내가 어떤 목소리 톤으로, 어떤 태도로, 어떤 표정으로, 대답했는지에 따라 그날 저녁 분위기는 전혀 달랐겠지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보다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비언어적 요소(몸짓 표정, 목소리 톤 등)가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더 밝은 목소리, 더 좋은 목소리, 더 호감이 가는 목소리로 말을 한다면 대화 분위기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고 대화 본래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글로 보면 다 같은 문장이지만 어떤 목소리로 말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의 예문을 여러 목소리로 말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워 죽겠어.”
“나는 네가 참 좋다.”
“참 행복해 보인다.”
       (※ 원기범 아나운서의 ‘세·바·스·찬’은 ‘세상을 바꾸는 스피치 찬스’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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