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배영 한국부모교육연구원 원장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 중에서 가장 염려되고 걱정되는 일 중의 하나가 자살로 인해 쉽게 목숨을 포기하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 및 사회 지도층의 자살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자살이 유행병처럼 퍼져가고 있으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생명경시에 대한 분위기가 조장되고 있어 사회 전체에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며칠 전 조성민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겨진 어린 자녀들에 대한 걱정과 가족사의 비극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한국 사회의 자살현상 및 높은 자살률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OECD 34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

작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OECD 헬스데이터 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평균치인 12.8명보다 2.6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즉, 한국의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33.5명으로 2009년 28.4명보다 5.1명 증가했으며, 나란히 2∼4위를 기록한 헝가리(23.3명), 일본(21.2명), 슬로베니아(18.6명) 등도 한국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자살률이 낮은 나라로는 그리스(3.2명), 멕시코(4.8명), 이탈리아(5.9명) 등이 꼽혔다. 미국(12.0명)과 영국(6.7명), 독일(10.8명) 등 주요 국가의 자살률은 10명 안팎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은 5년 전에 비해 남녀 모두 감소했으나 유독 우리나라는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같은 시기 발표된 통계청의 ‘201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그해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수는 1만5천905명으로 전년 대비 340명(2.2%) 증가했다. 1일 평균 43.6명이 자살을 선택한 셈이다.

이 통계치를 볼 때 이제 자살이 단순히 개인사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접근할 시기가 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자살과 관련해 관련 의학계에서 발표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보면 자살의 원인에 우울증뿐 아니라 수면이나 학습장애 등도 포함될 수 있으며, 자살 징후를 미리 파악해 예방할 수도 있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사실은 경찰청 통계와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보면 음주상태에서 자살 시도자와 자살 사망자는 40% 이상인 것으로 집계돼 술도 적지 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캠페인이나 소극적인 대처에서 벗어나 시스템적인 접근법을 시도해야 한다.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고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전담부서를 신설해 적극적인 예산 투자 및 연구 분야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살방지에 대한 정책적 접근과 사회적 관심 절실

개인적인 힐링을 할 수 있는 센터 신설 및 상담기관 확충, 긍정적 심리를 가질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의 체계적인 교육 및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부모교육 확대, 생명존중 사상을 가질 수 있도록 존중의 문화 확산 및 일선 학교에서 프로그램 보급 등 정책적으로 접근하고 구체적인 세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살을 본인 책임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의 문제로 파악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살 방지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함께하는 사회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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