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과 교수

 2013년부터 정부에서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확대 적용하는 정책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반갑고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본다. 언제부터인지 양육의 부담으로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 자녀의 수가 부의 척도로 짐작되기 시작했다. 아이를 가지면서 부모들은 포기하는 것이 많아진다. 둘만의 오붓한 시간, 비교적 자유로운 소비행태, 업무에 몰입하는 시간 등을 포기하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아이 양육에 쏟아붓는다.
경제부흥기와 함께 가족계획이 중요한 정부정책이었던 시절 산아제한을 하기 위해 정관결찰술, 난관결찰술을 권하고 이 시술을 받는 이들에게는 아파트 당첨권이나 예비군 훈련에서 혜택을 주면서 산아제한이 급속도로 효과를 거두었다. 많은 교육과 홍보가 있었지만 아마도 아파트 당첨과 예비군 훈련혜택이 가장 좋은 혜택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한다. 아무튼 합계출산율은 예상보다도 더 빨리 급속도로 떨어졌고 그 정책은 성공적인 것으로 기록되었다. 경제성장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빨리 이루어낸 저출산 효과는 미처 다음 대책을 생각하기도 전에 이루어지면서 계속적으로 저하되어 지금은 세계적으로 가장 저조한 출산을 기록하고 있어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노인인구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나라들의 출산율을 보면 2.0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 양육을 정부의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합계출산율이라는 것은 임신이 가능한 여성이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지를 말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2.1명 정도가 되어야 인구수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나 네덜란드가 인구정책을 잘 하고 있는 나라로 보이는데 프랑스는 1995년 합계출산율 1.71에서 2010년 1.97로 상승하고 네덜란드는 1995년 1.58에서 2010년 1.74로 지속적으로 상승한 나라로 합계출산율 지표로 미루어볼 때 가장 성공적인 인구정책을 보여주고 있는 나라로 볼 수 있다. 독일은 1995년 1.35에서 2010년 1.36으로 아주 서서히 상승하고 있으며 덴마크가 1995년 1.75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다가 2010년 1.85로 상승했다.
그러면 한국은 어떤가? 한국은 1995년 1.70이었다가 2000년 들어 1.20 이하로 하락했다가 2010년 조금 상승해 1.29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산아제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인구를 줄이려는 정책에 대한 인식전환을 갑작스럽게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며 인구유지 및 증가정책을 시행키 위한 의사결정자들의 인식전환 및 숙성시키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본다. 유럽 국가들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인구가 줄어들고 노령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 양육수당이나 보육 및 양육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시에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도 다른 나라들보다 프랑스나 네덜란드가 가장 성공적으로 지표가 나타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프랑스는 인구증가정책을 다른 나라들보다도 좀 더 적극적인 인구정책을 구사한 나라로서 혼인하지 않은 미혼모가 낳은 아이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아이양육에 실제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다른 나라보다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양육수당 확대나 보육료지급 등이 직접적으로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이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실제로 연구결과에서도 효과가 있다와 없다가 함께 나타난다고 하니 양육비를 받는 측에서는 ‘이렇게 적은 돈을 주어서 어디 정말로 아이 키우는 데 도움이 되겠는가?’하고 푸념할 수 있을 것이고, 지급하는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지불되는데 이에 대한 효과가 정말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육부담을 무엇 때문에 줄이려고 하며 이를 통해 무엇을 목적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네덜란드나 프랑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목적하는 바를 위해 접근하는 방법이 정치인의 인기영합이 아니라 인구를 증가시키기 위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접근방법이 사회적 편견배제, 인간중심 접근이라는 것이 성공을 거두는 비결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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