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수원시가 세계 각국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수원역 인근 역전시장 지하에 개설한 '다문화 푸드랜드'가 폐업 직전에 몰렸다.

역 앞 도로에서 역전시장 골목으로 50m 이상 들어가야 하지만 입간판 등 안내판이 부족하고 가게가 지하 안쪽에 있는데다 홍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찾는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7월 수원 역전시장 지하 1층에 724㎡ 규모로 문을 연 '다문화 푸드랜드(Food Land)'는 내국인은 물론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 자국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침체한 시장 경제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푸드랜드에는 쌀국수와 월남쌈(베트남), 매운탕(태국), 볶음요리(중국), 꼬치(우즈베키스탄), 만두(몽골)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 6개가 들어섰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3억5천여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개장후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가게는 1~2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손님이 없어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는 이해수(40·여)씨는 "우리 가게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평일에는 하루 1~2팀밖에 찾아오질 않아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되는 상태"라며 "계약기간이 내년까지여서 가게를 접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문화 푸드랜드는 침체된 시장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예산만 날린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수원시는 외국인 노동자 등을 상대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고 역전시장 상인회, 장안대학교 등과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푸드랜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등을 상대로 홍보도 하고 전문가 등을 초빙해 연구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며 "판매되는 외국음식이 내국인들의 식습관에 맞지 않고 가게가 지하에 있는 것도 부진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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