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없이 11명 자녀의 육아수당으로 생활하는 미혼모, 이들을 지원한다며 방 6개 딸린 대형 임대주택 건설에 나선 자치단체….'

영국 글로스터셔주 당국의 30대 모자 가정에 대한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둘러싸고 '복지 누수'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의 납세자들은 방만한 복지행정의 난맥상이 드러난 단적인 사례라며 허술한 복지 체계를 방치한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글로스터셔주 튝스베리 자치구는 최근 생활보호대상자 가정을 위한 40만 파운드(약 6억6천만원) 짜리 임대주택 건설에 나서 논란을 불렀다.

임대주택의 수혜 대상은 자녀 11명을 둔 여성 헤더 프로스트(37)와 동거남, 손자 2명 등으로 이미 무상 임대주택을 받은 이들의 새집을 위해 혈세를 쓰는 게 온당하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프로스트는 직업을 가진 적이 없지만 22살인 큰딸부터 2살짜리 막내에 이르는 자녀에 대한 양육수당과 실업수당 등으로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임대주택 논란이 불거지고서 딸을 위해 말을 사들이고, 월 200 파운드(약 33만원)의 마굿간 이용료를 부담해온 사실이 드러나 비양심적이라는 비난이 폭주했다.

프로스트는 이에 ITV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치구에 새집을 달라고 조른 적이 없다"며 "새집이 완공되더라도 이사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금 사는 집이 좁아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14살에 첫 아이를 가졌다는 프로스트는 이번 논란과 관련 "다른 사람들의 분노하는 심정을 이해한다"며 자신도 일하고 싶었지만 건강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프로스트의 16살짜리 딸인 앤젤도 트위터를 통해 엄마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나섰다.

그녀는 "엄마는 어려서 뜻하지 않게 임신해서 정상적인 직업을 갖지 못했다"며 "자녀 11명을 가진 여성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가 된 말은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샀으며 새집에 대해서는 "지금 사는 집보다 크지 않아 맨션이라는 비난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튝스베리 자치구는 이번 논란에 대해 관내에 임대주택이 부족해 신축 공사는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자치구는 오는 6월 새집이 완공되면 프로스트 가족에 이를 제공하는 대신 현재 사용 중인 두 가구용 임대주택을 회수해 다른 가정이 쓰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자녀 양육수당으로 매달 첫 자녀는 81파운드(약 14만원), 둘째 이하는 53파운드(약 9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민자나 생활보호대상자들이 양육비를 노리고 자녀를 많이 두는 부작용이 나타나 한 가정에 셋째까지만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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