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스피치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4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은 한 분도 중간에 가지 않고 끝까지 강의에 참여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곤했을 텐데도 두 눈을 반짝이며 어찌나 열심히 청취하시던지 저도 신이 나 강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 스피치가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스피치에서 제스처(gesture)도 퍽 중요합니다. 제스처의 사전적 의미는 ‘말의 효과를 더하기 위해 하는 몸짓이나 손짓’입니다. 앞서 이 시간을 통해 언어적 요소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언어적 요소가 상대방에게 끼치는 영향이 두 배 이상 크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메시지 자체보다 몸짓·표정·눈빛 같은 요소들이 메시지 전달하는 데에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적당한 제스처는 스피치의 양념입니다. 효과를 높이는 수단으로 잘 쓰일 수 있습니다. 제스처는 비단 대중연설에서 뿐만 아니라 단 둘이 나누는 대화에서도 필요합니다.

스피치의 시간이 다소 긴 편으로 같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청중들은 따분하게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 적당한 제스처를 사용하면 단조로움을 피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며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라는 취임연설로 유명한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을 지낸 케네디는 ‘스피치의 달인’이었습니다.

그는 대중연설을 할 때 중요한 대목에서 제스처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데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손바닥을 펴고 세워 위에서부터 아래로 힘있게 내리그었습니다. 손날로 공기를 가르는 동작입니다. 그러다 보니 청중들은 그가 이런 동작을 할 때마다 ‘아, 이 대목이 중요하구나.

 대통령이 이 부분을 강조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스피치의 효과는 이미 극대화된 것입니다. 그 밖에도 스피치를 잘 하는 사람들은 대개 제스처를 잘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피치에서 적당한 제스처는 양념처럼 요긴하게 쓰일 수 있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지나치게 많은 몸짓·손짓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내용 전달에 방해가 됩니다.

그리고 사용하면 좋지 않은 제스처도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머리 긁기’ ‘코나 입 만지기’ ‘테이블 두드리기’ ‘마이크를 지나치게 꽉 잡거나 노래방 마이크처럼 잡기’ ‘뒷짐지기’ ‘팔짱끼기’ ‘다리떨기’ 등은 피해야 합니다.

 머리를 긁는 것은 자신감이 없다는 뜻으로, 코나 입을 자주 만지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면 화가 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뒷짐을 지거나 팔짱을 끼는 것은 청중들에게 거만하게 보여 거부감을 주기 십상입니다. ‘팔짱끼기’는 듣는 자의 입장에서도 꼭 피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나는 네 이야기에 관심이 없어. 듣고 싶지도 않아.

 거절할거야”라는 메시지가 그 제스처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스피치에서 제스처! 잘만 사용한다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말할 때 자기 자신의 몸짓·손짓은 어떠한지 살펴보고, 어색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거울보기 등을 통해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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