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칼럼을 읽으시고 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시해 오셨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과의 진정한 소통’만큼 중차대한 화두는 없다고 생각하시더군요. 자녀와의 올바른 대화 참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자녀들과의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화의 기법에는 여러 의견이 있겠습니다만, 저는 우선 ‘칭찬을 많이 해주시라’는 제언을 드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받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겸손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인지 칭찬에 인색합니다. 칭찬이 주는 효과는 누구나 인정을 하면서도 정작 칭찬을 잘 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에게 주는 칭찬은 값비싼 보약보다도 더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느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음악천재 남매 ‘악동뮤지션’의 이야기를 잘 아실 것입니다. 발랄한 제목의 여러 곡들이 이미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휩쓴 터라 우승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에 살며 홈스쿨을 통해 공부했던 남매는 제대로 된 음악 교육 한 번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들의 음악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덩달아 [방목(放牧)형 홈스쿨] 교육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어머니는 교육의 비결로 ‘지속적인 칭찬’을 꼽았습니다.

 아들에게는 글 쓰는 것에 대한 칭찬을, 그리고 딸에게는 노래 부르는 것에 대한 칭찬을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해 왔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신이 나서 자신이 하는 일에 더 매진하더라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몇 해 전에 어느 청취자가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보내왔던 사연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대학생이 자신이 고 3때 겪은 이야기를 적어 보낸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고 그러다 보니 공부에는 별로 취미가 없게 되어 고교 3년 내내 건성으로 학교에 다녔다고 합니다. 수업시간에는 잠자기 일쑤였으니 수업을 제대로 들었을 리 만무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엇나가는 학생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가출을 한 적도 없고 결석한 경우도 없었습니다.

 시간은 유수처럼 흘러 어느덧 대입수능시험을 치는 날이 되었습니다. 수능을 대비한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험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시험은 그대로 보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문제를 풀기는커녕 문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많았습니다. 대충 시험을 마치고 그날 저녁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두 손을 호호 불며 어둑해진 거리를 지나 집 안에 들어서는데 마침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아버지는 축 처진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야. 시험 보느라 수고가 많았지?”하며 격려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시험은 잘 보았느냐?’,‘몇 점이나 나올 것 같나?’,‘어느 대학까지 가능하겠느냐?’ 등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을 걱정하며 집에 들어섰는데 예상과 달리 아버지에게 그러한 말씀을 들었던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이 학생은 온몸에 전기라도 통한 듯한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아, 내가 너무 한심하게 살아왔구나. 부모님께 실망을 드렸구나.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해야겠어.’ 이런 굳은 결심을 하고는 그 다음 날로 재수 학원에 등록을 하고 그야말로 열심히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 시험 준비를 했던 그 학생은 그 이듬해 좋은 성적으로 중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사연 끝에 이렇게 덧붙였더군요. “그때 아버지께서 제게 격려의 말 대신 야단을 치셨거나 추궁을 하셨다면 지금의 저는 있지 못했을 겁니다.

아마도 반항심에 집을 뛰쳐나와 원치 않는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 사연을 이렇게 장황하게 적어 보내는 이유는 이 방송을 듣는 애청자들 모두가 자녀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 주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여러분은 이 사연을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칭찬받고 자란 아이는 긍정적인 자의식 속에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자녀들과의 소통, 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칭찬으로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자녀들의 가장 작은 부분부터 따뜻한 눈빛과 말투로 지속적으로 칭찬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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