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과거에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최근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국내 지진 관측 사상 6번째로 강력한 규모 4.9의 지진 등 잇단 지진이 발생하면서 과거 인천의 지진발생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문헌에 나타난 국내 지진 기록은 모두 2천여 건으로 관측자가 느끼는 진동의 세기와 구조물의 피해 정도를 토대로 측정하는 ‘진도’ 기준, 5.0 이상의 지진이 무려 440회나 발생했고 8.0~9.0의 지진도 15차례나 기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현종 9년인 1668년 6월 23일에 ‘평안도 철산에서 바닷물이 크게 넘치고 지진이 일어나 지붕의 기와가 모두 기울어졌으며 사람이 더러 놀라서 엎어지기도 했다. 같은 날에는 평양부와 황해도, 해주 등에서도 지진이 있었다’고 적고 있다.

대한지리학회가 지난 2001년 펴낸 학술지는 실록을 토대로 인천을 포함한 서해안지역의 조선시대 지진 발생 현황을 밝히고 있다.

해당 학술지에는 당시 행정 구역상 경기도로 분류된 인천이 서해안 지역 7개 행정구역 중 충남과 전북에 이어 세 번째로 지진이 자주 발생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학계에서는 소규모 지진이 잦은 백령도 지역을 비롯해 서해안 일대와 울진 앞바다, 속리산 부근을 대규모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보는 의견을 꾸준하게 제기하고 있다.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진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78년 이후 인천 인근 해역(위도 북위35.55~38, 경도 동경 124.37~127)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124건으로 이 중 46건이 규모 3.0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10년 5차례 발생했던 지진이 2011년과 2012년 각각 11차례 발생했고 올해는 5월에만 모두 14차례나 발생하는 등 지진 발생이 증가해 학계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지진 기록을 분석했을 때 한반도에서도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며 “역사적 기록에도 해일 피해가 기록된 평안도 철산 등 백령도 근해를 포함한 서해의 경우 대규모 지진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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