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지난달 1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국제공항협의회 주관으로 개최된 공항서비스평가 시상식에서 8년 연속 세계 1위 공항으로 등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인천공항 환승객 또한 2002년 246만 명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12.8%씩 고속 성장해 2011년과 2012년에는 일본 나리타공항의 환승객 수를 추월하고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인천공항은 2012년 말 기준 국제승객수송 세계 9위, 국제화물수송 세계 2위 공항으로 도약했지만 국내 승객 및 화물까지 고려하면 그 순위는 더 낮아진다.

운송거리를 배제하고 단순하게 처리된 승객 수나 화물양을 고려하면 순위는 더 떨어진다. 공항 화물운송은 국가 물류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시급한 실정이다.

허브공항 육성을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공항 발전 전략과 인프라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주요 국가들이 공항시설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단계 공항 건설 등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

 동북아 주변국에서도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허브공항 기능을 선점하기 위해 공항 확장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인천공항의 3단계 건설사업에 대한 필요성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왜 3단계 사업이 필요한가
인천공항이 단기간 동안 허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동북아 경쟁 공항보다 시설과 운영서비스

   
 
부문에서 우수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위도 그리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주변 국가의 공항개발정책이 가속화되면서 인천공항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도시권 공항 확충을 지속 추진하면서 현재 158개의 공항에서 2020년에는 244개의 공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상하이(上海) 푸둥공항 확장에 이어 청두(成都)·쿤밍(昆明)·시안(西安)·충칭(重慶)공항 등이 내륙 허브공항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이며 인천공항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10년 하네다공항 활주로를 추가하면서 국제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인천공항 추격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주변 국가의 항공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선 경쟁우위를 유지하면서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바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을 조기 착공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 또한 인천공항의 실질적인 동북아 허브공항을 위해 최우선시돼야 할 사안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3단계 사업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문병호(민·인천 부평갑)국회의원은 “인천공항이 1천800만 명을 추가 수용할 3단계 공항인프라를 조기 완공해 허브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천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여야 정치권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허브공항 선점을 위한 대응 전략
중국 정부는 2007년 12월 공항배치계획을 수립, 오는 2020년까지 97개 공항을 새로 건설해 현재 147개의 공항을 244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베이징(北京)·상하이·광저우(廣州)공항을 대규모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수립했으며, 향후 서부 내륙지역 개발에 따라 서부지역에 1~2개 허브공항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까지 총 70억 달러(한화 8조 원)를 공항 건설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이징공항은 중국 최대 공항으로 그동안 제1관문공항의 기능에서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용량 확장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8년 2월 단일 터미널로 세계 2위 규모의 제3터미널 운영이 시작되면서 중국 최초로 3개 활주로와 3개 터미널을 가진 대형 공항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2015년까지 베이징 제2공항 건설을 마무리짓고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상하이 푸둥공항은 중국 정부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공 허브를 위해 국내와 해외 노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푸둥공항은 2천만 위안을 투자해 2005년 제2활주로 건설을 완료했으며 시설 투자를 통해 2008년 3월 활주로 3개, 터미널 2개로 확장했다. 미국의 특송화물사 UPS사는 푸둥공항을 아시아지역 화물 허브공항으로 선정해 화물센터를 건립했다.

   
 

푸둥공항은 2015년까지 1개 터미널과 2개 활주로, 화물터미널이 추가 건설돼 250만t(2008년)에서 570만t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시설 확충으로 인천공항과 경쟁구도 형성
일본은 ‘공항정비 제7차 5개년 계획’에서 대도시권 국제 거점 공항으로 도쿄 나리타와 간사이, 그리고 중부공항을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공항은 시설 확장의 어려움으로 허브공항에 요구되는 용량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나리타와 간사이공항이 국제선 기능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은 공항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일본은 주요 국제공항의 용량과 시설 확충을 주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하네다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나리타공항의 용량 제약이 단기간에 해결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브공항의 중요 요소는 취항 도시와 항공 편수가 차지하고 있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2009년 기준으로 43개국 124개 도시에 취항하고 1천787편의 항공기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반면, 나리타공항은 40개국 94개 도시에 취항하고 매주 1천552편의 항공기가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착륙료도 나리타는 인천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아 인천공항과의 허브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일본은 하네다의 제4활주로가 2010년 10월 완공되면서 인천공항에 빼앗긴 수요를 되찾는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3단계 사업 추진 배경
2001년 3월 성공적으로 개항한 인천공항은 2008년 6월 2단계 확장을 거쳐 현재 연간 3천900만 명의 여객과 250만t의 화물을 운송하는 허브공항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6%에 이르는 항공수요 성장과 최근 폭발적인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바탕으로 인천공항의 일부 운영시설(여객터미널, 계류장)은 2017년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증가하는

   
 
수요에 대처하고 동아시아 중심공항을 위해 3단계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앞서 2011년 6월 제2여객터미널에 대한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최종 선정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공사는 각종 공항시설과 제2여객터미널을 비롯한 계류장관제탑, 철도역사, 주차, 업무, 상업, 숙박시설 등의 3단계 확장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실시설계 또한 진행하고 있다.

 확장사업은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추진되며, 지난 6월 착공했다. 3단계 확장사업에 드는 총 사업비는 5조 원 규모로 2017년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 접근·연결교통 등 공항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장하게 된다.

#인천공항 동력, 제2여객터미널
3단계 확장사업의 중심이 되는 제2여객터미널은 총면적 38만4천㎡(최종 단계 650㎡)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약 2조2천억 원이 소요된다.

문화(Culture)+기술(Technology)+생태(Ecology)를 주축으로 디자인했다. 또 최신 IT기술 및 한국의 전통문화 요소가 곳곳에 도입되며,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통한 에너지 고효율 터미널로 건설될 계획이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은 최신의 IT기술을 활용해 셀프체크인, 자동출입국 심사 및 안내정보시설 등을 개선, 여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셀프 수하물 수속여객을 위한 ‘수하물처리시스템’, 여권 정보를 기반으로 한 ‘자동 출국장 게이트’, 여객에게 덜 혼잡한 지역을 알려 줌으로써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혼잡위치 정보시스템’ 등 이른바 스마트 에어포트 기술이 적용돼 여객의 편의와 이용 효율성을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터미널 전면에는 버스·철도 등의 대중교통이 한곳에 통합 배치돼 더욱 편리한 이용이 가능해진다. 제2여객터미널 접근이 용이하도록 공항철도를 연장하며, 공항 북측에 6~10차로의 접근도로가 신설될 예정이다.

인천공항 3단계 확장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여객처리능력 4천400만 명에서 6천200만 명으로, 화물처리능력은 450만t에서 580만t으로 확충된다.

이는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수치다.

또한 건설단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효과는 12조3천억 원, 부가가치 4조8천억 원, 고용유발 9만3천 명 등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운영단계(2018~2023년)에서는 생산유발 연간 30조 원, 부가가치 연간 8조 원, 고용유발 연간 9만 명의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단계 건설사업 이후 인천공항은 동북아 항공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실질적인 ‘메가허브공항’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3단계 시설의 완벽한 그랜드 오픈을 위해 2017년 9월까지 시험운영을 완료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2017년 12월까지 모든 운영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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