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을 근성으로 버텨 왔습니다. 공동체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인천시 중구의 ‘송월 다문화 공동체’는 다문화 가정의 미취학 아동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토요다문화학교와 ‘파랑새’라는 이름의 빈티지숍을 운영한다.

송월교회를 기반으로 형성된 공동체는 평일 놀이방 형태의 공간을 마련하고 매주 토요일 악기 교습과 체육활동, 한자 및 영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 인천시 중구 ‘송월 다문화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난달 18일 빈티지숍 파랑새에서 바자회를 개최한 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송월다문화공동체 제공>
80여 명의 다문화 가정 아동과 청소년들이 다니고 있는 토요다문화학교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십시일반과 송월교회 신자들이 기부한 물품을 판매하는 파랑새의 수익금으로 운영된다.

지난 2010년 송월동 인근의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요리 교육을 시작하며 결성된 공동체는 이내 역할적 한계에 부딪힌다. 공동체 구성원의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교육으로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그들의 한국어 능력을 증명해 줄 만한 전문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동체는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자녀교육과 취업이라는 점을 착안해 2011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으로 전환하게 된다.

김문경 송월 다문화 공동체 대표는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그들이 걱정하는 자녀의 교육을 실시하는 게 공동체 고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토요학교 운영이 시작되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은 저마다의 특기를 살려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악기 교습과 체육 활동은 강사를 초빙하지만, 요리를 가르치던 구성원은 토요일마다 본인 집의 냉장고를 털어 점심밥을 제공했고 다른 사람들은 청소와 설거지를 도왔다.

또한 지난해 문을 연 빈티지숍 파랑새는 당초 송월교회 창고였지만 학교 운영을 위해 교회가 선뜻 내놨다. 공동체 활동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외부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인천하버파크호텔은 최근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공동체 이주여성에게 결혼식을 제공했으며, 2011년부터 매년 토요학교 크리스마스 행사에 경품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체는 현재 파랑새와 영어 교습만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는 부족하다 판단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의 일자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내년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미용교육을 실시하고 공동체의 하나인 다문화 미용실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려면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며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일이지만 이것 또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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