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인천대 겸임교수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군은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다. 1999년 6월 15일 1차 연평해전과 2002년 6월 29일 2차 연평해전과는 양상이 전혀 다른 공격이다. 1, 2차 연평해전은 해상에서 벌어진 군인간의 교전이었지만 연평도 공격은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탄이 떨어졌다.

또한 1, 2차 연평해전 이후에는 남북 간 관계자 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에 별 다른 영향이 없었으나, 연평도 공격 이후 남북적십자회담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되었다.

무엇보다도 연평도 포격사건이 2009년 11월 10일의 3차 대청해전과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발생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는 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진단이다. 그렇다면, 남북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일까? 퍼주기식 남북관계 개선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강압적 남북관계 긴장이 좋은 것인가. 사실 이 문제는 일반 국민들이 쉽게 결정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통일 전문가들조차도 의견이 상충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막대한 통일 자금으로 인해 오히려 통일을 원하지 않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도 상기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점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지 대부분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애국심은 논란이 많은 도덕감정이다. 일본이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하면 우리 국민은 당연히 흥분한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엄연한 한국의 땅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길까? 혹시 그들도 독도가 진짜 자신의 땅이라고 생각해 그런 것은 아닐까? 마이드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차의 예화를 든다.

 고장난 기차가 진행하던 철로로 그냥 가면 5명의 인부가 죽게 되고, 비상철로로 옮기면 1명의 인부가 죽게 된다. 그때 대부분 사람들은 “돌려! 죄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라고 말한다.

또다른 예화로서, 고장난 기차가 인부 5명이 있는 철로로 가고 있다. 그때 철로 가까이에 몸집 큰 사람이 있다. 만약 이 사람을 철로로 밀면 한 사람은 죽더라도, 기차는 세울 수 있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옳지 않지.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것은 아주 몹쓸 짓이야.”라고 말한다. 과연 무엇이 다른 것인가? 진정으로 애국심이란 무엇인가?

지금 정국은 혼란의 중심에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진행하더니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는 대통령 사퇴 미사까지 드리는 사태까지 왔다.

한 편은 국정원의 부정개입으로 인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고 하고, 또 다른 한 편은 독자적인 국정원의 댓글 사건으로 어떻게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사실은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양측 주장이 다 옳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예측을 하는 내가 바라보기에는 양측 모두 아주 중요한 점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양측 모두 시스템 사고를 하지 않고 단선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선적 사고의 전형 중에 하나가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복잡성이 높은 복잡계이다. 복잡계에서는 단선적 사고를 버리고, 인과고리를 갖는 시스템 사고를 가져야 한다.

사람의 관점에 따라 동일한 사회현상의 해석이 완전히 상반될 수가 있다. 만약 상반된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단선적 사고를 갖고 있다면 이들은 영원한 평행선을 그을 것이다.

미국의 한 작가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보수 DNA와 진보 DNA를 갖고 각각 태어났다고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전에 먼저 남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나를 돌아보고 남을 이해할 때 필요한 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통한 학습효과이다.

우리는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이루기 위해 국민 모두가 총력을 기울어야 할 때이다.

단선적인 사고로 말미암아 퇴행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시스템 사고로 완비해 새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현재를 바탕으로 한 과거의 성찰이 없다면 미래의 비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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