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인천대 겸임교수

 지난 3일 ‘시민이 바라는 인천시장’이라는 주제로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는 인천언론인클럽이 기호일보 등 인천지역 주요 언론기관들과 같이 주최했기에 기대하는 바가 사뭇 컸다.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과 복잡한 국제 정세,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긴장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역할론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요충지가 인천임을 확신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선출되는 인천시장은 기존처럼 단지 인천지역을 대표하고 관리하는 수장으로서의 역할 그 이상의 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번 시민토론회에서 제안된 인천시장의 덕목은 기존에 요구했던 항목과 별 차이가 없으며, 잔존하고 있는 지역적 문제를 단선적 사고로 접근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덕목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항상 인천의 발전적 미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는 미래 연구가로서 한마디로 큰 실망이다.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 2명과 토론자 6명의 의견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차기 인천시장은 기본적으로 인천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행정능력, 정직하고 투명한 시정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중앙정부와의 협상과 국제 외교 등의 대외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통합을 이루고, 교육복지와 사회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행정 전문가이자 재정 충원자이어야 하며, 환경정책가이자 문화예술의 중장기 발전 구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파편적인 덕목에 수긍이 가는 면이 있으나, 파편적 상황들을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의 미래지향적 사고 프레임워크에 대한 요구가 없기에, 제안된 인천시장의 덕목은 말잔치에 불구하며 실망적이라고 감히 평한다.

인천시장의 덕목을 말하기 앞서 세계사에 남겨질 만한 사건의 주인공인 미국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바마는 미국사회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초강대국인 미국이 안고 있는 인종·제도·관습에 대한 모순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마디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진정한 진보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미국의 서민·중산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힘없는 유색인종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방안책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진정한 보수주의자들도, 진정한 진보주의자들도 없는 것 같다. 사견으로는 보수 또는 진보라는 탈을 쓰고 국민의 표를 호객하는 정치꾼들만 있는 것 같다. 오바마의 변화와 진보주의가 빛을 발하는 것은 그가 갖고 있는 통합 정신이다.

오바마의 은사인 하바드 대학의 트라이브 교수가 말한 “오바마 리더십의 정수는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사실보다 사람들을 깊게 단결시키는 공통의 목표를 찾아내는 것”이라는 의미를 음미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이끌고 있는 ‘제5세대 리더십’인 시진핑을 살펴보면 그는 2012년 11월 29일 ‘중흥의 길’이라는 연설에서 ‘중국의 꿈’을 역설하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고 있다.

그는 정치적으로 ‘독실한’ 사회주의자이며, 경제적으로 시장지향적 개혁가이자, 대외적으로 ‘실용적’ 민족주의자이다. 한마디로 시진핑은 보수정치·시장경제·실용외교를 통합하는 복합형 지도자로서 신중한 개혁가이다.

 시진핑의 임기 동안 수행할 2020년까지의 국정 방침으로는 법치를 강화하고(정치),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며(경제), 중화문명의 매력을 확산하면서도(문화), 미국의 견제를 뚫고 세계 강대국(외교)으로서 위용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 정부가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사안은 취업·주택·교육·의료 등 4대 민생 문제(사회)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G2로 불리는 강대국의 리더십의 특징을 통해 볼 때 차기 인천시장은 미래예측과 시스템 사고를 갖춘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가져야 하며, 동북아 정세와 중국의 변화 등의 글로벌 이슈에 정통해야 하고, 창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경제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하며, 통합 정신의 토대로 인천의 역사와 특성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천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