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t. 한 사람이 일생 동안 버리는 쓰레기의 양이라 한다. 주말 내내 집 대청소를 하면서 정리정돈을 했다. 언젠가 쓰일 때가 있겠지 하면 쌓아둔 물건들을 이번 기회에 정리했다. 엄청난 양이다.

서랍장에서도, 싱크대 수납장에서도, 베란다 창고에서도 이런 물건이 있었나?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도, 소비물품이라 계속 사 써왔던 물품도 예전에 구매한 사실을 몰라 쟁여져 있다. 구식이라 쓰자니 내키지 않고 버리자니 아까운 물건뿐만이 아니다. 유통기한 지난 영양제며 건강식품에 용도조차 모호한 미용용품에 유행 지난 옷가지와 액세서리 소품까지 많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물질이 주인이고 사람은 물질을 섬기는 2류로 격하된 느낌이다. 성공의 기준이 물질인 시대라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가지라고 부추기는 세상에서 소비는 승자이면서 권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쓰레기 문제를 집중 조명한 저서 「102t의 물음」을 쓴 에드워드 흄즈는 퓰리처상 수상자답게 날카롭게 이 문제를 지적했다. 버려진 쓰레기는 흉물스런 모습으로 땅과 대기에 오염물질을 방출한다. 가장 쉽게 다량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매립이다.

반면에 쓰레기 매립지는 미관상 흉한 것은 물론이고 악취와 오염수 침출로 사람들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고약한 심술을 부리며 되돌려준다.

사람이 누군가. 자연에서 가장 영악하고 머리 좋은 생명체다. 거기다 오만하기까지 해 세상 삼라만상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여겨 자연을 탈취해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한다. 끊임없이 채취하고 부수어 물건을 만들고 길을 내고 구조물을 만든다. 그 부산물로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배출해 왔다.

언제부턴가 쓰레기가 문제가 되었다. 만물의 영장이라며 오만해진 사람들이 그냥 있지 않아 좋은 머리로 방법을 찾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했지만 매립 처리 과정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찾아냈고 더 나아가 매립지는 공원으로 바뀌어 사람들의 휴식지로 변화를 했다. 하늘공원의 갈대밭도, 수도권매립지의 국화축제도 쓰레기 산에다 만든 공원이다.

그러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버린 결과는 만만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욕망이 배출한 인공 쓰레기를 자연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인위적 생산품인 공장제품은 자연에 스며들어 흔적을 없애기까지 긴긴 시간이 필요하다. 고대 유적지인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더 오래 남을 것이라는 연구발표도 있다.

에드워드 흄즈는 체계적인 쓰레기의 수거와 저장 시스템이 결코 쓰레기 배출을 줄여주지 않는다고 경고 한다. 쓰레기 집하장은 도심에 벗어난 곳에 있어 대다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수거 과정도 인적이 뜸한 심야시간대라 현실에서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 막 버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없으니 사고 버리고 사고 버리고를 반복하는 데 갈등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주말에 내가 버린 물건도 내 욕망의 부산물이다. 꼭 필요해 사고 제대로 알뜰하게 활용했더라면 그 물건의 고유 가치를 잘 지켜준 소비자가 되었을 것인데, 충동구매이든 과한 욕심이든 결국은 쓰레기로 버려질 구매품이라 자연을 오염시키는 역할에 일조를 했다는 반성을 한다.

102t의 쓰레기, 참으로 엄청난 양이다. 1t 트럭 100대가 있어도 다 싣지 못하는 양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으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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