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이 끝난 지 3일째가 됐지만 수배 중인 노조 지도부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경찰이 고민에 빠졌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수배 중인 노조 지도부와 관련해 경찰 자진 출두 등 신변에 대한 지침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파업 이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철도파업 관련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지도부는 총 35명으로 이 중 6명이 검거되거나 경찰에 자진 출석해 현재 29명이 수배 상태로 남아있다.

이중 핵심 지도부 3인인 김명환 노조 위원장, 박태만 수석 부위원장,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각각 민주노총 본사, 조계사, 여의도 민주당사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지도부는 파업 종료 이후 국회 내 철도산업발전 소위원회에 노조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계속 접촉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또 사측이 파업 조합원에 대해 징계 방침을 고수하는 만큼 파업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도부가 나서 코레일과 협상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지도부는 이 같은 활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수배자의 신변에 대한 지침을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야가 불법파업 여부 등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이면서 국회 철도산업발전 소위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코레일 측이 파업 이후 노조와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예상과 달리 노조 지도부의 은신이 길어지자 경찰은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졌다.

경찰은 일단 수배자 검거를 위해 지난달 22일 민주노총 강제진입과 같은 '무리수'는 두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배자의 은신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은신처를 목전에 두고 마냥 기다릴 수많은 없는 처지다.

특히 수배자 검거를 위해 수백 명의 경찰이 투입된 이 상황이 뚜렷한 진전 없이 계속될 경우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 있어 경찰의 부담감은 커지고 있다.

경찰은 현재 김 위원장과 박 수석 부위원장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노총 본부와 조계사 일대에 200여명과 1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출입자와 차량 등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파업이 끝나면 노조 지도부가 바로 경찰에 자진 출두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장기화로 굳어지는 분위기"라며 "민주노총 강제 진입 이후 또 밀고 들어가기에는 경찰 부담도 커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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