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오지만 찾아오는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나는 그 정답을 이 책에서 찾았다.(김찬숙)’ ‘좋은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새깁니다.(김소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먼저 손 내밀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아야겠습니다.(박준호)’

김려령 작가의 성장소설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를 읽고 쓴 시민들의 한 줄 서평은 짧지만 긴 여운을 담고 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남긴 서평은 기대 이상의 다채로운 내용들로 가득하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적은 손글씨에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인천시 남동구 구립공공도서관인 소래도서관의 주도로 지난해 7월 말부터 100일간 진행된 독서릴레이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는 그해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물들였다.

책 읽는 분위기 확산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된 소래도서관의 독서릴레이는 전 연령대가 읽을 수 있는 도서를 선정, 일주일 동안 책을 읽고 한 줄 서평을 남긴 뒤 이를 다시 가족이나 친구, 이웃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해인 지난해만 남동구민·공무원 319명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고 가족 또는 이웃이 하나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도 자연스레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독서릴레이에 참여한 구민 강희순(44·여)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부터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읽은 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가졌다”며 “독서릴레이 참여 이후에도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들을 골라 함께 읽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소래도서관은 ‘소통과 공감의 인문학’을 대주제로 독서릴레이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첫해 사업의 성과와 반응에 힘입은 결과다. 무엇보다 도서추천위원회가 독서 연령대별로 선정한 ‘100권의 인문학도서’를 폭넓게 알려 독서에 대한 구민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책 읽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소래도서관의 노력은 올해 처음 시도하는 ‘2014년 찾아가는 도서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남동구에 소재한 공립유치원과 학교·작은도서관을 비롯해 문화소외계층인 노인·장애인 시설 등 모두 50개소에 독서지도 전문강사를 파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 대상 교육은 동화에 노래와 영어를 접목하거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진로를 모색해 볼 수 있는 독서교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기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아동 대상 독서교육 프로그램의 폭을 넓히는 한편, 지난 3월 협약을 맺은 제17보병사단 포병연대에도 월 100여 권의 도서 대출을 통해 장병들의 책 읽기 문화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남동구립공공도서관을 관장하는 지식정보센터의 한영숙 센터장은 “앞으로는 직장인들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동아리’를 지원·육성하는 데 주력, 독서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다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독서문화가 꽃피는 남동구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래도서관 추천도서 - 사서 신혜원 씨

비밀친구

   
 

저자 엘렌 그레미용. 은행나무 펴냄. 2014

프랑스 문단의 떠오르는 신예 엘렌 그레미용의 데뷔작. ‘르 피가로’지의 기자와 단편영화 감독 출신의 저자는 평범한 가족이 품은 숨겨진 광기와 미완의 로맨스를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 첫 소설로 수많은 문학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1975년 파리에서 수신한 비밀스러운 편지 속엔 우연한 인연과 사랑, 거짓과 욕망으로 인한 파멸과 회한의 밀담이 펼쳐진다. 이야기 속 이야기, 세대를 넘나드는 오래된 이야기의 미로 속에서 단언컨대 독자는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 사서의 추천글
엄마의 장례식이 끝난 후 문상 편지들을 정리하던 카미유는 루이라는 남자가 보낸 두툼한 편지를 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시기를 살았던 루이와 그의 첫사랑 안니, 그리고 안니의 친구 M. 부인에 관해 루이가 소설처럼 풀어놓는 독백은 매주 화요일 편지로 도착한다.

허구의 소설로 치부했던 카미유는 결국 편지 속 인물들이 실존했음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들의 자취를 찾기 시작한다.

책의 서문에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등 한국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밝히기도 했던 작가 엘렌 그레미

   
 
용의 묘사는 영화처럼 생생하고 디테일하다.

모든 사건들의 결과이자 원인이기도 한 카미유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굴곡진 생애는 조금의 빈틈도 없이 엮여 있으며, 수많은 행위들에 임하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시점과 복잡한 감정들을 정교하게 짜넣었다.

거의 두 세대에 걸친 이야기임에도 텍스트의 독해와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시각적 연상, 요소요소에 심어 놓은 미스터리적 기법들 덕분에 순식간에 빠져들게 되는 소설이다. 데뷔작임을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작품이다. 독창적인 내레이션과 탄탄한 구성이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존재하고자 하는 인간의 고뇌와 희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가의 내공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 책 속 한 문장
“사랑은 원칙적으로 수수께끼이지만 식어버린 사랑은 더욱 수수께끼다. 왜 사랑하는지는 결국엔 알게 되지만, 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지는 절대로 알 수 없으니까.”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코끼리는 보이지 않아」 (수잔 크렐러 지음. 양철북 펴냄. 2013)
「내 아내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013)
「예닌의 아침」 (수전 아불하와 지음. 푸른숲 펴냄. 2013)

배우고 나누는 남동독서교육연구모임(소래도서관 독서동아리)- 대표 박성희
▶설레는 새 출발=2011년 인천동부교육지원청 독서논술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독서지도사를 중심으로 후속 동아리를 만들어 꿈나무도서관에서 연구 및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모색을 고민하고 있을 때 소래도서관에서 독서동아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전적 해체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동아리가 ‘남동독서교육연구모임’이다(2013년 5월, 7명으로 출발함).

   
 

현재 11명의 독서지도사들이 주 1회 모여 책을 읽고 독서지도안을 발표하는 연구활동을 하면서 실력을 다지고 있다. 더불어 개인적인 독서지도사 활동과 별도로 동아리 차원에서 봉사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남동독서교육연구모임은 연수독서교육연구모임·송도독서교육연구모임과 함께 엄마표 독서교육을 펼치고 있다.

각 동아리별로 연구 및 봉사활동을 하면서 ‘대한민국 엄마가 다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엄마표 독서교육’이라는 큰 뜻으로 모여 ‘엄마표 독서교육’이라는 연합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guidereadingbymom)에서 카페검색창에 ‘엄마표 독서교육’이라고 치면 찾을 수 있다. 누구나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카페에 들어가면 독서 지도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특히 ‘엄마표 지도안 모음’ 코너에는 강사 회원들이 올린 독서지도안이 소개돼 있어 엄마들이 자녀 독서 지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기록=회원들은 연구하면서 역량을 강화하고 함께 나누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먼저 2013년 남동구립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찾아가는 도서관’ 독서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논곡초·송천초·논현초·소래초, 소래초 병설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만나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을 했다. 그리고 9월 독서의 달 소래도서관 행사에서는 ‘도서관 가방 만들기’ 활동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한 책 읽기 독서릴레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 줄 서평 쓰기에도 동참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2014년, 남동독서교육연구모임은 또 다른 도약을 꿈꾸며 몇 가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4월 19일 소래도서관에서 진행되는 제50회 도서관주간 행사에 참여해 ‘책표지로 쇼핑백 만들기’(소래도서관 홈페이지 참조)로 아이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4월 23일부터 한 달에 두 번, 소래역사관 꼬마기차 안에서 견학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 3월 남동구 평생학습 우수학습동아리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돼 6~7월 동안 독서교육 전문강사를 초빙해 심화학습을 할 예정이다. 나아가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독서지도법을 개발하고, 9월께 부모교육 강좌 ‘엄마는 독서지도사’를 진행한다.

배워서 함께 나누는 동아리 사업으로, 엄마들이 책으로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엄마가 다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엄마표 독서교육’이 퍼져 나가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2014년도 상반기 남동구립도서관 주요 프로그램>
소래도서관
영어동화 I love story(6~7세)
독서미술 꼼지락 책방(6~7세)
초등독서 북(BOOK)돋움(초등 1~3년)
자녀독서지도(성인)
서창도서관
엄마랑 아가랑 책놀이(3~4세)
신나는 영화동화 여행(6~7세)
교과서가 보이는 독서교실(초등 1~3년)
북아트로 시작하는 알기 쉬운 역사논술(초등 3~5년)
간석3동어린이도서관
부모와 함께하는 체험동화구연 ‘그림책이랑 놀자’(5~7세)
10명의 작가, 10권의 영어동화 읽기 ‘My Favorite Author’(초등 1~3년)
만수2동어린이도서관
동화랑 쿠키클레이(5~7세)
3D퍼즐과 책으로 알아보는 세계문화기행(초등 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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